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혈액형 다른 부녀, 수술비 지원 받아 신장 이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혈액형 다른 부녀, 수술비 지원 받아 신장 이식

입력
2016.11.29 15:02
0 0
루푸스와 싸우고 있는 한모(앞 줄 왼쪽)씨와 혈액형이 다른 딸 한씨에게 신장을 이식해준 한씨의 아버지(앞 줄 오른쪽)가 24일 인하대병원을 찾아 이 병원 안승익(뒷줄 맨 오른쪽) 진료부원장, 수술을 집도한 박근명(뒷줄 가운데) 교수, 수술비를 지원한 건강문화 최고경영자과정 총원우회의 김맹희 회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루푸스와 싸우고 있는 한모(앞 줄 왼쪽)씨와 혈액형이 다른 딸 한씨에게 신장을 이식해준 한씨의 아버지(앞 줄 오른쪽)가 24일 인하대병원을 찾아 이 병원 안승익(뒷줄 맨 오른쪽) 진료부원장, 수술을 집도한 박근명(뒷줄 가운데) 교수, 수술비를 지원한 건강문화 최고경영자과정 총원우회의 김맹희 회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기초생활수급자 한모(33ㆍ여)씨는 2007년 루푸스 진단을 받았다. 외부로부터 인체를 방어하는 면역계가 이상을 일으켜 피부, 관절 등 전신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이 질환은 한씨의 신장도 망가뜨렸다.

약물과 호르몬제 치료를 병행하던 한씨는 지난해 신부전증 진단을 받고 인천 인하대병원에서 매주 3차례 혈액투석 치료를 받았다. 말기신부전증 환자인 한씨에게 필요한 것은 신장 이식이었지만 가족 중에 혈액형조차 맞는 사람이 없었다.

신장 기증인을 찾던 한씨는 인하대병원 장기이식센터로부터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더라도 신장 이식이 가증하다”는 한줄기 빛 같은 얘기를 들었다. 혈액형이 A형인 한씨의 아버지(64)가 O형인 한씨에게 신장을 이식해주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기초생활수급자인 한씨 부녀에게 600만원 가까이 드는 수술비를 마련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다행히 걱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인하대병원 건강문화 최고경영자과정 총원우회(회장 김맹희)가 자선골프대회를 열어 조성한 ‘환우돕기기금’을 통해 수술비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신장 이식 수술을 무사히 마친 한씨는 지난 1일 퇴원해 건강을 되찾고 있다.

한씨는 “일상적 생활조차도 너무 힘들고 반복되는 아픔으로 매 순간을 포기하고 싶었을 때 선뜻 신장을 내어주신 아버지에게 너무 고맙다”며 “앞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씨의 아버지는 “혈액형이 맞지 않아 애를 태웠는데 다행”이라며 “총원우회와 의료진에게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인하대병원 최초로 혈액형 불일치 신장 이식 수술을 집도한 이 병원 통합장기이식센터 박근명 혈관외과 교수는 “혈액형 불일치 이식은 합병증 가능성이 높지만 수술 전 처치를 잘하고 의료진간 긴밀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수술”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