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국무장관 인선 작업이 복잡한 변수가 꼬이면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공화당 주류를 포용하는 모양새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카드가 1순위를 꼽혔으나, 후보 시절 당선인이 곤경에 빠졌을 때 곁을 지킨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충성의 대가로 국무장관 지명 요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포용과 충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대신 제3의 인물을 발탁하려는 움직임마저 감지되고 있다.
28일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만났다. 미국 언론은 롬니 전 지사와 줄리아니 전 시장 사이에서 고심하던 당선인이 제3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분석했다. 당선인은 통합 차원에서 ‘정적’인 롬니 전 지사를 발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강경파 측근들의 반발과 줄리아니 전 시장의 강력한 요구에 부딪혀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워싱턴포스트는 롬니 전 지사를 둘러싸고 트럼프 진영에서 내분이 일면서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이 대안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이날 회동 후 기자들에게 “트럼프 당선인과 한 시간 정도 함께 했다”며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으며 어떻게 될지 두고 보자”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도 트위터에 “방금 퍼트레이어스 대장을 만났다. 매우 감명받았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도 완벽한 대안이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그가 국무장관이 되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마이클 플린), 국방장관(제임스 매티스 유력)에 이어 군 장성이 외교ㆍ안보라인을 모두 장악하는 좋지 않은 모습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불명예 퇴진도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에게는 치명적 약점이다. 그는 2011년 CIA 국장 재직 당시 자신의 자서전을 대필하던 여성 작가 폴라 브로드웰과 불륜 관계를 맺었을 뿐만 아니라 기밀문서를 유출한 혐의로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과 함께 공직에서 쫓겨난 전력이 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반대론자인 톰 프라이스(62) 하원의원을 지명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조지아주의 6선 의원인 프라이스는 오바마케어가 의사와 환자의 의료 결정 능력을 제한한다며 강하게 비판한 인물이다. 정형외사 의사이기도 한 프라이스는 강경한 낙태 반대론자로도 유명하다. 로이터통신은 " 베르마가 상원 인준을 받아 자리에 오르면 오바마케어로 알려진 건강보험법을 개선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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