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형사에 돌연 11건 추가 살인 편지 보내
경찰 유골 확인… 법정서 말 바꿨지만 무기징역
9건 추가수사 중 연쇄살인 추가로 드러날 수도
살인죄로 수감 중이던 50대 남성이 자신을 수사한 경찰에게 자신이 저지른 또 다른 살인죄를 자백했다가 평생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9일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던 이모(51)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씨는 2010년 9월 유흥업소 여종업원을 목 졸라 살해한 후 시신을 토막 내 야산에 묻은 혐의로 2011년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이 사건으로 수감 중이던 이씨는 자신을 수사했던 담당형사에게 11건의 다른 살인도 저질렀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이씨를 접견한 형사는 이씨로부터 11건의 살인을 저질렀다는 자술서를 받아 추가 수사에 착수했다.
이씨가 털어놓은 사건 중에는 2003년 6월 대구에서 실종된 S씨(당시 34세) 사건도 포함됐다. 이씨는 동거하다 헤어진 S씨를 흉기로 살해한 후 시신을 토막 내 경남 함양군 야산에 묻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 진술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이씨가 지목한 장소를 수색해 피해자 유골을 발견했다. 이씨는 결국 2013년 4월 살인 혐의로 추가 기소돼다.
하지만 처벌을 두려워한 이씨는 재판이 시작되자 기존 진술을 뒤집었다. 이씨는 "도박 빚을 탕감 받는 조건으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 2명의 의뢰를 받아 함께 검은 비닐을 야산에 묻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비닐 안에 S씨의 사체가 담겨 있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에 대해 "이씨가 S씨를 살해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되며,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2심은 "이씨가 비닐 안에 있는 시신이 S씨라는 것을 알게 된 경위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남성 2명이 직접 사체를 암매장하지 않고 아무 신뢰관계도 없는 이씨에게 의뢰했다는 것도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이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은 이씨가 고백한 살인사건 가운데 9건을 계속 수사하고 있어 여죄가 더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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