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김하성/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강정호(29·피츠버그)는 국내리그에서 '평화왕'으로 통했다. 유격수 포지션에서 이견이 없는 '최고'라는 뜻이었다. 프로 3년 차 김하성(21·넥센)의 별명은 '평화왕자'다. 강정호의 뒤를 잇는 대형 유격수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지난해 강정호의 뒤를 이어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첫 풀타임 도전 속에서 19홈런-22도루로 20(홈런)-20(도루) 달성을 아쉽게 놓쳤다. 하지만 올해는 전경기(144)를 뛰고 타율 0.281, 20홈런 84타점 28도루를 기록하며 역대 최연소 2위(20세11개월3일)로 20-20클럽에 가입했다.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그는 '넥센의 미래'이기도 하다. 김하성은 "몇 년 뒤에는 꼭 팀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더 큰 미래를 그렸다. 다음은 김하성과 일문일답.
-프로 3번째 시즌을 마쳤다. 매년 다른 느낌일 것 같은데.
"더 자신이 생기는 것 같다. 1년, 1년 더 잘 할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긴다. 경험이 진짜 좋은 것 같다. 매 시즌이 만족스러운 결과가 아니라 부족함이 있기 때문에 그걸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진다. 그러다 보니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아쉬운 게 부분은.
"8월 말 부진만 아니었어도 3할 타율을 했을 텐데. 체력적으로 힘들었고, 심리적으로도 쫓겼던 것 같다. 끝날 때쯤에 안 맞다 보니까 방법을 찾으려고 이것 저것을 시도했다.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빠져 나왔을 텐데 발버둥 치다 보니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올해 목표로 했던 20-20을 달성했다.
"최연소에서 두 번째기도 하고, 유격수 중에서는 이종범 선배님과 (강)정호 형 밖에 없기 때문에 더 좋았다. 그런 자리에 내 이름을 같이 올릴 수 있다는 게 의미 있다. 선배님들을 보고 따라가는 입장으로서 선배들의 이름이 나올 때 나도 같이 언급될 수 있다는 게 좋다."
-프로 데뷔 후 곧바로 팀의 주축 선수가 됐다.
"아직 잘 길이 멀다. (김)민성이 형과 (서)건창이 형을 따라가고 있다. 하지만 팀의 주축 선수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나에게는 자극이 되는 말이다. '넥센'하면 '박병호, 강정호'라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 더 잘해서 그 만큼 좋은 선수가 됐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이렇게 빨리 프로에서 자리를 잡을 줄 알았나.
"넥센이란 팀에 온 게 나에겐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내 힘으로 절대 주전이란 자리를 못 가졌을 것 같다. 나를 이 팀에 뽑아주신 이장석 대표팀부터 스카우트팀, 아마추어 시절 감독님과 코치님들, 프로에 와서 염경엽 전 감독님과 코치님들을 잘 만난 게 나에겐 다 딱딱 맞았던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뛰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나도 정말 신기하다. 며칠 전만 해도 고등학생 같았는데(웃음)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부모님도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항상 말씀 하신다."
-그만큼 노력을 했기 때문에 기회를 잡은 게 아닐까.
"노력을 많이 했다. 고등학교 1,2 학년 때까지 야구를 잘 했던 선수가 아니었다. 한 번도 'A급 선수다, 잘 하는 선수다'라는 생각을 안 해봤다. 백지에서 그림을 그리면 더 쉽지 않나. 그런 것처럼 나도 '아무 것도 없어서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으로 프로에 와서 배우려고 생각한 게 컸던 것 같다. 아마추어에서 했던 부분을 고집하려고 했던 게 없다. 무조건 배우려고 했더니 빨리 성장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우리 팀 형들의 도움도 컸다. 지금도 어린 선수들이 올라오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수상에 실패했지만, 올해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나에게는 2년 연속 후보에 오른다는 것도 큰 의미다. 상을 받으면 자신감도 생기고 더 좋겠지만, 작년에 너무 김칫국을 마셔서 올해는 그렇지 않으려고 한다.(웃음)"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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