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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폐암 장기 생존자 95%, “암과 싸우며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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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폐암 장기 생존자 95%, “암과 싸우며 공존”

입력
2016.11.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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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내과 의사가 폐암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기관지내시경 검사를 통해 환자의 폐 종양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소화기내과 의사가 폐암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기관지내시경 검사를 통해 환자의 폐 종양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국내 말기 폐암 장기 생존자 가운데 95%가 여전히 암과 ‘싸우며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폐암학회(이사장 조문준 충남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가 인하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전국 10개 대학병원에서 5년 이상 생존 중인 말기 폐암 환자 41명(평균 생존 기간 7년5개월)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국내 말기 폐암 장기 생존자 조사는 처음이다.

폐암은 암 사망률 1위(국가암등록 통계)다. 연간 2만3,000명이 폐암에 걸리지만 전체 5년 생존율은 23.5%에 그친다. 특히 말기(4기) 폐암 진단을 받으면 5년 생존율이 1% 내외다.

말기 폐암 장기 생존자에게 병 진행상태를 설문한 결과, ‘폐암이 완전히 소멸한 상태’는 5%에 불과했다. 장기 생존자의 61%는 ‘폐암이 있어 치료하고 있는 상태’였고, 나머지 34%는 ‘치료하지 않고 있는 상태’로 조사됐다.

류정선 학회 홍보위원장(인하대병원 폐암센터장)은 “말기 폐암이라도 폐암과 공존한다는 희망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결과”라고 했다.

말기 폐암 장기 생존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7년5개월이었고, 평균 연령은 58세였다. 폐암 진단을 받는 평균 나이가 70세인 점을 고려하면 젊은 말기 폐암 환자의 생존이 많았다.

말기 폐암 장기 생존자 10명 중 6.6명은 흡연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폐암 환자 중 30%가 비흡연자인 것에 비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일반적으로 흡연자가 폐암으로 진단 받은 뒤 금연하는 비율은 50~75%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말기 폐암 장기 생존자들은 92%가 진단 후 금연했다. 금연이 폐암 예방뿐만 아니라 치료에도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김승준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 비흡연자라는 말기 폐암 장기 생존자 특성은 표적치료제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폐암의 임상특성과 일치한다”며 “말기 폐암 진단을 받아도 포기하지 않고 치료하면 장기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데 표적치료제가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특정 음식이 폐암 생존 기간에 영향을 미치냐는 질문에는 말기 폐암장기 생존자의 51%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18%만 긍정적으로 답했다. 류 홍보위원장은 “말기 폐암 장기 생존자는 폐암에 좋다는 특정 식품에 현혹되지 않고 여러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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