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남성 당뇨병 환자에게 합병증인 당뇨망막증을 유발할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동현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안과 교수팀이 2008~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40세 이상 당뇨병 환자 1,670명(남성 845명, 여성 825명)의 수면시간과 당뇨망막증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유럽 안과학회지(Acta Ophthalmologica) 7월호에 실렸다.
연구 결과, 하루 평균 5시간 이하로 잠을 자는 남성 당뇨병 환자는 6~8시간 수면을 취하는 환자보다 당뇨망막증에 걸릴 확률이 1.8배 이상 높아졌다.
또한 당뇨망막증이 많이 진행돼 실명 위험이 높은 상태를 뜻하는 ‘실명위험 당뇨망막증’에서도 수면시간이 5시간 이하인 경우, 6~8시간 수면을 취하는 환자보다 위험성이 1.5배 이상으로 조사됐다.
이번 결과는 당뇨망막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나이, 체질량지수, 당뇨유병기간, 공복 혈당, 고혈압, 당화혈색소 등의 요소를 모두 보정한 뒤 자료를 분석한 것으로, 수면시간과 당뇨병 환자의 당뇨망막증 유병율 관계를 확인한 연구라는데 그 의미가 크다.
즉, 이번 연구를 통해 당뇨병 환자들이 적정한 수면 시간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대표적인 합병증 중 하나인 당뇨망막증의 발병 위험을 낮추고,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다만 수면이 당뇨망막증을 예방하는 효과는 남성 환자에서만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 당뇨병 환자에서는 효과가 미미했다.
지 교수는 “수면부족이 어떻게 당뇨망막증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수면 중에 분비되는 멜라토닌이라는 물질이 당뇨병에서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고 당뇨합병증 예방에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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