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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마법' 다했나

입력
2016.11.2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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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은 영화 ‘가려진 시간’에서 갑작스런 사고로 사라졌다가 돌아온 10대 소년 성민을 연기했다. 쇼박스 제공
강동원은 영화 ‘가려진 시간’에서 갑작스런 사고로 사라졌다가 돌아온 10대 소년 성민을 연기했다. 쇼박스 제공

‘강동원 마법’이 이번에는 통하지 않는 모양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가려진 시간’이 그의 예전 작품만 못한 성적을 내고 있어서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가려진 시간’은 전날까지 누적관객수가 49만여 명에 머무르고 있다. 이날 오후(6시 기준) 예매율도 ‘형’이 20.9%로 1위, ‘신비한 동물사전’이 2위(17.5%), ‘미씽: 사라진 여자’가 3위(15%)에 올라있다. ‘가려진 시간’은 지난달 26일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의 예매율(1.5%)보다 낮은 1.3%를 기록하고 있다.

이래저래 강동원이 자존심이 상할 만한 수치다. 개봉한 지 보름이 다 되어 가고 있지만 어쩐 일인지 관객들의 발길은 이어지지 않는다. 사실 ‘가려진 시간’은 영화계에서 부러움의 시선을 받은 영화다. 강동원이라는 브랜드가 떡 하니 버티고 있어서였다. 무난히 관객 수 100만명은 쉽게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영화계의 예상이 한참 빗나간 것을 볼 수 있다. ‘강동원 마법’ 효과가 떨어져서일까.

‘가려진 시간’에 거는 기대가 컸던 건 최근 강동원이 출연해 좋은 성적을 거둔 ‘검은 사제들’(544만명)과 ‘검사외전’(970만명) 때문이다. 두 영화는 ‘가려진 시간’과 공통점이 많다. 일단 세 작품 모두 신인 감독들이 연출한 영화라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검은 사제들’은 단편영화 ‘12번째 보조사제’ ‘버스’ 등을 연출한 장재현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었고, 올 2월 개봉한 ‘검사외전’의 이일형 감독 역시 강동원을 통해 첫 장편영화를 연출했다. 더군다나 국내에는 생소한 퇴마의식을 선보인 ‘검은 사제들’과 뻔한 코미디 범죄물 ‘검사외전’이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리라고 예측한 영화 관계자는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두 영화는 관객들의 ‘무한 사랑’을 받았다. ‘검사외전’은 개봉 이틀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더니 7일째에는 500만명을 넘어섰고 결국 1,000만명에 가까운 수치를 올렸다. ‘검은 사제들’도 개봉한지 사흘째 100만을 돌파한 뒤 열흘 만에는 300만을 넘어서며 선전했다.

김윤석(왼쪽)과 강동원은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퇴마의식을 하는 사제들로 출연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윤석(왼쪽)과 강동원은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퇴마의식을 하는 사제들로 출연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황정민(왼쪽)과 강동원이 출연한 영화 ‘검사외전’은 코미디 범죄물로 97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쇼박스 제공
황정민(왼쪽)과 강동원이 출연한 영화 ‘검사외전’은 코미디 범죄물로 97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쇼박스 제공

그래서 ‘가려진 시간’에 더 흥행 잠재력을 크게 내다본 영화계 인사들도 있었다. ‘가려진 시간’의 엄태화 감독은 여러 단편영화를 거쳐 ‘잉투기’(2013) ‘촌철살인’(2011) 등을 통해 장편영화를 다뤄보기도 했거니와, 장르적으로도 판타지가 가미돼 여성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게 분명해 보였다. 이 때문에 차태현과 김유정이 주연한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가 ‘가려진 시간’과 같은 날로 개봉 일정을 잡았다가 미루기도 했다. 두 번이나 ‘강동원 효과’를 지켜본 ‘학습효과’ 때문이었다.

하지만 강동원의 세 번째 도전은 전작에 비해 초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소년이 20대 청년으로 나타난다는 설정이 관객들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듯하다. 또한 영화가 시작하고 40분이 지난 후에야 강동원이 등장하는 등 강동원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검은 사제들’과 ‘검사외전’에서는 각각 사제복과 수트로 그의 빛나는 외모가 한 몫을 했지만, ‘가려진 시간’에서는 숨어 지내야 하는 운명에 놓인 소년을 연기하느라 화려한 외모는 기대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강동원이 폭발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클라이맥스를 찍는 장면도 없다.

물론 관객 수만으로 작품성을 논할 수는 없다. ‘가려진 시간’은 국내 영화에서는 보기 드물게 멈춰진 시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장면에 힘을 쏟았다. 무중력 상태의 공간에서 강동원이 살아가는 모습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한 영화관계자는 “‘가려진 시간’은 뻔한 장르물을 뒤로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것만으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며 절반의 성공에 무게를 뒀다.

네티즌은 ‘가려진 시간’의 흥행 저조에 대해 “‘검은 사제들’과 ‘검사외전’은 김윤석과 황정민이 같이 했기에 흥행한 것”(as******), “강동원은 원 톱으로는 안 되는 건가. 아쉬운 부분이다”(qk******), “생각보다 괜찮은 영화. 강동원 비중 그리 크지 않고, 신은수 등 어린 배우들이 참 좋다”(ka*******), “독특한 타임슬립을 강동원의 얼굴과 섞는 것까지 좋았지만 뻔한 전개는 아쉽다”(ㅁ******), “시국이 이래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웃다 나오는 ‘형’ 같은 영화가 딱 일지도”(lu******)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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