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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덕에 美 가치주ㆍ금융주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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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덕에 美 가치주ㆍ금융주 기지개

입력
2016.11.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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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인 SC제일은행 투자자문부 이사
허창인 SC제일은행 투자자문부 이사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판도가 급변하는 모습이다. 이런 변화의 근거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왕의 귀환’이다. 미국 경제가 트럼프 파워를 통해 다시 더욱 확장될 것이라는 기대가 미리 반영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게 이제 3주 남짓인데, 세계 유수 금융기관들이 내놓은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가 1.5%에서 1.6%로, 내년이 2.1%에서 2.2%로 각각 상향조정 되었다.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한 것도 시장의 기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 주도 의회 하에 감세, 인프라 투자 확대,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등 정책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미국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정책들은 대체로 재정지출 확대로 나타날 것이다. 미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물가 상승 기대도 커지는 이유이다.

이는 명확하게 트럼프 당선 이후의 글로벌 금융시장 트렌드로 반영되었다. 달러 강세, 올 한 해 지지부진했던 미국 주식의 가파른 상승세 전환, 약한 통화가 절실했던 유럽ㆍ일본 주식시장의 반등, 반면에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하며 빠르게 자금이 유출된 채권시장의 불안한 움직임까지, 모두 이런 견해를 반영한 변화이다.

미국 경제 회복의 기대감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대부분 트럼프 정책이 향후 몇 년간은 긍정적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반면 물가상승 기대에는 의견이 엇갈린다. 리플레이션(디플레이션에서는 벗어났으나 인플레이션까지는 이르지 않은 상태)이라는 근사한 그림을 제시하는 의견도 있는가 하면, 과거의 경험에 빗대어 확대 재정지출이 빠른 물가상승을 이끌어내면서 결국엔 경제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장기 그림을 그리는 쪽도 있다. 냉정히 볼 때 물가에 대해서는 확실한 입장을 정하기가 아직 쉽지 않다.

변화의 기로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한가지 자신감을 갖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확실히 커졌다는 점이다. 보통 위험자산은 경기 회복의 기대를 먹고 자란다.

그러나 위험자산을 세분화해서 보면 주식과 원자재는 명확하게 입장이 갈린다. 주식은 경기회복에 대한 믿음, 즉 기업들이 돈을 벌 것이라는 기대가 충만할 때 이를 선반영하여 움직인다. 그러나 원자재 등 실물자산은 여기에 더해 이 경기회복이 물가 상승까지 이끌 것이라는 기대까지 예상될 때 활기를 찾는다. 일단 미국 주식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올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점은, 그 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미국 주식시장을 다시 바라볼 때다. 오바마 시대에는 정보통신(IT), 제약, 바이오 등 신기술주가 상대적으로 좋았다. 트럼프 때에는 그 동안 눌려있던 종목들을 관심 있게 봐야 한다. 가치주, 금융주에 대한 매력을 확인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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