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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 호황 속 관광호텔 ‘찬바람’

입력
2016.11.2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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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급증 불구 매출 제자리

펜션 등 저가 숙박업소는 ‘성황’

숙박시설 선호도 변화 ‘뚜렷’

제주를 찾는 관광객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관광호텔의 매출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내국인 관광객 중심으로 게스트하우스, 민박 등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숙박업계별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8일 발표한 ‘11월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지역 관광호텔 매출 증가율은 미미한 반면 펜션이나 콘도, 모텔,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형태의 저가숙박업소의 매출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8월말까지 제주지역 관광호텔 매출액(신용카드 사용액 기준)은 5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570억원에 비해 1.1% 증가한 데 그쳤다. 올 들어 8월말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06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79만명보다 21.3%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매우 부진한 성적이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관광호텔의 매출은 부진한 반면 게스트하우스, 민박 등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숙박업계별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사진은 지질마을인 성산리에 위치한 지오하우스 7호점.
제주를 찾는 관광객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관광호텔의 매출은 부진한 반면 게스트하우스, 민박 등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숙박업계별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사진은 지질마을인 성산리에 위치한 지오하우스 7호점.

반면 콘도, 펜션, 모텔 등 관광호텔 이외의 숙박시설 올해 매출은 7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580억원보다 27.4% 급증했다.

이처럼 도내 관광호텔 매출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은 관광호텔의 초과공급과 여행자들의 숙박선호도 변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지역 관광호텔의 최대 성수기인 8월 기준 객실 수급 상황을 살펴보면 수요는 1만1,500실이지만 공급은 1만2,526실로, 1,026실의 초과 공급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3년간 도내 관광호텔 공급은 2013년 7,200실에서 올해 1만2,500실로 74.2%나 증가한 반면 수요는 2013년 8,700실에서 올해 1만1,500실로 31.8% 증가에 머물렀다. 결국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관광호텔 객실이 부족했지만 지금은 남아도는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또한 제주 관광객의 80% 가까이 차지하는 내국인 관광객들이 게스트하우스나 민박 이용이 크게 늘고 있는 것도 관광호텔 매출 부진의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내국인 관광객들은 1~2명의 친구를 동반하거나 혼자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가격 부담이 적고, 투숙객들끼리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사교활동도 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게스트하우스, 가족호텔 등 다양한 형태의 저가숙박업소 공급이 늘고, 개발관광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제주지역 관광호텔 업계는 추가적인 객실공급에 대한 자율적인 조절 노력과 함께 개별 관광객이 선호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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