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시장이 뜨겁다. 알뜰폰 업체들이 최근 기존 이동통신사 대비 절반 수준의 파격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가운데 연일 조기 마감 기록까지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알뜰폰 업체 에넥스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22일 출시된 기본료 0원의 ‘바로유심’ 요금제가 나흘 만에 선착순 5,000건이 조기 마감됐다. 이 요금제는 출시 당일 10분 동안에만 1,000명의 고객이 몰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바로유심 요금제는 3세대(3G)용과 LTE용 2가지로 구성돼 있다. 3G 바로유심은 5,500원에 범용사용자식별모듈(유심ㆍUSIM) 칩만 구매해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폰에 꽂으면 매월 기본료 0원에 음성 50분 또는 데이터 100메가바이트(MB) 중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LTE 바로유심은 8,800원에 구매할 수 있고 매월 데이터를 100MB씩 제공받으면서도 기본료는 ‘공짜’다. 바로유심 요금제가 초반부터 호응을 얻자 에넥스텔레콤은 약정 없이 가입할 수 있는 기간을 30일까지로 연장했다. 이 후에도 가입은 할 수 있지만 2년 약정을 해야 한다.
CJ헬로비전의 알뜰폰 브랜드 헬로모바일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1일부터 월 3만3,000원짜리 무제한 요금제 가입을 받고 있는데 하루에만 3,000여명이 몰리자 하루 가입 신청을 300명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CJ헬로모바일의 이번 요금제는 통화ㆍ문자는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고 데이터는 10기가바이트(GB)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기본 제공 데이터를 다 쓰더라도 하루 2GB씩 추가로 쓸 수 있다. 이동통신 3사가 월 6만6,000원으로 운영하는 요금제와 혜택은 같으면서도 가격은 절반인 셈이다. 28일까지 300명 마감이 모두 조기에 끝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 다른 알뜰폰 업체 여유텔레콤은 내달 1일 통화 및 문자 무제한, 데이터 기본 11GB 제공 요금제를 월 3만3,000원에 출시한다. 단순히 가격 경쟁만 펼치는 게 아니라 LTE 요금제 종류를 늘리고 최신 스마트폰 등도 판매하면서 젊은층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었다는 게 알뜰폰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7월 미래창조과학부가 ‘통신시장 경쟁정책 추진계획’을 통해 알뜰폰 업체들이 지불해야 하는 전파 사용료를 1년 더 감면하기로 결정하고 이통사에 내야 하는 도매 대가를 인하해 준 정책적 지원도 한몫 했다.
지난해 말 전체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 10% 달성에 성공한 알뜰폰은 지난 9월 11%대에 진입했다. 연말까지 13% 돌파가 목표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알뜰폰 업체들의 재무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에 가입자당 매출을 높일 수 있는 LTE 가입자,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젊은층 모객이 중요하다”며 “최근 반값 요금제뿐 아니라 갤럭시S7 등 최신 제품 판매에도 적극적인 모습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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