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석탄 수출에 상한을 두는 새로운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이 또 다시 ‘민생 예외’ 조항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새 제재안의 무력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8일 기자와의 문답 형식의 입장 발표를 통해 “중국이 조선(북한)으로부터 석탄을 수입한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관련 규정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 제2270호 결의에서는 조선의 석탄ㆍ철강ㆍ철광석의 수출을 금지하는 동시에 민생을 목적으로 하고 핵ㆍ미사일 계획을 위한 자본 조달이 아닌 수출은 영향받지 않는다고 적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입장 발표는 지난달 중국의 대북 무역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나 증가했고 세부 내역에서도 석탄ㆍ철강 수입 물량과 금액이 다소 늘어난 데 대한 해명이다. 앞서 지난 24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10월 중 각국과의 무역 현황을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의 입장은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중인 새 대북제재안의 핵심이 북한의 석탄 수출 물량과 금액에 상한선을 두는 것이란 점에서 사실상 무력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현재 안보리에서 논의중인 제재안은 북한이 수출하는 석탄이 민생용인지 아닌지 여부와 상관없이 물량을 제한하는 조항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선 중국이 민생 예외 조항을 여전히 유지하겠다는 뜻을 거듭 못박은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 사이에서 최종 합의 도출이 진행되는 와중에 중국 당국이 민생 예외 조항을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라며 “최종안이 확정돼서 발표될 때까지도 미중 간 힘겨루기가 여전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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