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26일 5차 촛불집회 현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처리에 속도를 낼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무교동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국민의당 당원보고대회’에서 “오늘 새누리당의 탄핵 동조 의원들에게 연락이 왔다”며 “12월 2일은 예산안이 통과되는 날이기 때문에 12월 9일 탄핵을 하면 어떻겠나 하고 제안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저는 지금도 (새누리당을) 설득하고 있다”며 “오래가면 그만큼 우리 국민이 불행하기 때문에 12월 2일, 예산도 통과하고 12월 2일 박 대통령 탄핵을 결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8월16일, 대한독립만세를 부른 사람은 독립지사가 아니다. 그러나 8월14일 독립만세를 부르면 독립지사가 된다”며 “(새누리당 의원들이) 지금 이 순간 반성하고 회개하고 사과하고 우리 야3당과 함께 양심적인 탄핵에 대열에 설 수 있도록 우리가 용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와대가 지금 검찰총장에게 공갈을 친다고 한다”며 "검찰총장이 박 대통령을 지금 철저히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검찰총장의 편에 서서 청와대를 규탄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탄핵추진단 경과보고를 통해 “박 대통령이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이제라도 깨끗하게 물러나야 한다”며 “12월2일 반드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해 박 대통령이 더 이상은 국정관여를 못 하게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국민의당 탄핵추진단은 5,000만 촛불을 받들어 박 대통령을 가장 신속하게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수 있도록 실무준비를 맡고 있다”며 “탄핵은 새누리당 의원 40명 이상 협조를 얻어야 해서 긴밀히 (여당과도)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분 앞에 탄핵을 반드시 국회에서 통과시켜 국회가 국민 앞에 떳떳이 서고 국민의당이 그 중심에 있음을 여러분 앞에 다시 한 번 보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은 현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및 국정정상화 추진 운동본부’(천정배 본부장, 조배숙 문병호 박주현 단장) 발대식도 열었다. 조배숙 단장은 “새누리당 일부 양심적 의원들에게도 (탄핵 찬성) 표를 모아야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부역한 집단’과 같이 할 수 없다고 하면 되겠느냐”며 “대선욕심에 서로 셈법이 달라 그렇다”고 민주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당 전략홍보본부장인 문병호 단장은 “박 대통령을 빨리 퇴진시키고 국민의당이 중심이 돼 금수저 흙수저 없이 모두 공평한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주장했으며, 박주현 단장도 “촛불 국민의 열망이 헛되지 않게 자칫 잘못 이용당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혜를 짜내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인근에서 17번째 ‘박근혜 퇴진 촉구 서명운동’을 진행한 뒤 당원보고대회에 참석했다. 안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헌법파괴가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며 “사욕을 취하는 기득권정치를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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