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6일 5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서울 도심 길거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강조하는 여론전을 진행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열린 ‘노변격문(路邊檄文)-시민과의 대화’에서 “박 대통령 스스로 내려오든 탄핵으로 쫓겨나든 물러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새누리당 어느 의원이 바람이 불면 촛불은 꺼질 것이라 말했다는데 오늘 200만 촛불은 우리 사회의 구악을 불태우고 새로운 세상을 걸어나가는 횃불로 활활 타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 대통령이 내려올 때까지 촛불을 더 많이 더 높이 들어야 한다”며 “가족과 함께 아이들 손잡고 나올 수 있는 축제 같은 즐거운 집회, 끈질기게 즐기면서 지치지 말고 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변격문 행사는 문 전 대표가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찾아가 현장에서 즉석연설을 하고 시민과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보수정권의 안보 문제를 집중 성토하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이명박 정부 9년간 새누리당이 가장 잘못한 건 안보를 팔아먹고 남북관계를 파탄 낸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과 사드배치, 역사 국정교과서 모두 손 떼고 다음 정부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가 차기 전투기 사업 기종으로 록히드마틴의 F-35를 선정한 것과 관련해선 “전날까지 다른 회사 기종으로 결정돼 있었는데 갑자기 F-35로 바뀌었다. 핵심기술을 이전을 이유로 댔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핵심기술은 이전에서 제외됐다”며 “국민을 속인 것이다. 이 사람들이 안보집단이냐. 매국집단 아니냐”고 비판했다.
개성공단 폐쇄 문제도 거론했다. 문 전 대표는 “개성공단은 북한 5만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만, 우리 기업 200개가 입주하고 협력업체만 1,000개가 넘는다”며 “우리가 얻는 이익이 수십배 수백배 더 컸다”고 지적했다. 사드배치 결정과 관련해선 “개성공단 폐쇄와 마찬가지로 누구로부터 요청받은 적도 협의한 적도 결정한 적도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공론화를 거치지 않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며 “이제 의문이 풀린다. ‘배후에 최순실이 작용했겠구나’, 그렇지 않다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문 전 대표는 노변격문 행사에 이어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민주당의 박 대통령 퇴진 결의대회와 광화문광장 촛불집회에 연이어 참석한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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