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에 사는 장연자(50·가명)씨는 필러 시술 부작용으로 대인기피증을 겪고 있다. 미용실에서 2년 전 성형외과 비용의 30%에 필러를 맞을 수 있다는 말에 지인들과 함께 불법시술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얼마 후 필러를 맞은 부분이 울퉁불퉁해지고 염증까지 생겼다. 시술업자와는 연락이 끊겼다. 병원에서 무허가 필러를 사용해 조직이 괴사하여 제거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성하 성형외과 전문의는 “보톡스나 필러의 경우 간단한 시술이라는 명목하에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공공연히 시술되고 있다”며 “아무리 간단한 시술이라도 출처가 불분명한 재료로 인체에 주입할 경우 부작용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필러 시술이 대중화하면서 누구나 쉽고 편하게 주름을 펼 수 있다. 하지만 쉽고 편하다는 인식이 곧 위험하지 않은 시술이라는 편견 때문에 별 생각 없이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불법시술을 받은 이들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얼마 전 한 고발프로그램에서 의료행위가 미용실, 피부관리실에서 무작위로 시술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출처 불명의 재료와 공업용 실리콘 등으로 시술하고 제품의 보관상태도 경악할 수준이었다. 피해자의 대부분이 ‘간단하고 싼값에 예뻐지는 성형’이라는 유혹에 넘어갔다.
필러는 간단하게 보이는 시술이지만 조금만 부주의해도 위험해진다. 원래 성형용 필러(조직수복용생체재료)는 주름 개선 목적으로만 허가돼 있다. 자칫 잘못 시술될 경우 염증, 피부 괴사, 시력감소 등이 생길 수 있어 반드시 의료인만 시술하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이마나 코 쪽에 필러를 맞을 경우 자칫 신경을 건드릴 수 있어 주의를 필요로 한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염증과 통증으로 나타난다. 항생제 복용으로도 호전되지 않을 경우 필러 제거 수술을 한다.
구미에서 필러 제거 수술을 받으러 온 한 환자는 “저렴한 가격에 간단한 시술이라는 말에 불법인 줄 알면서 시술을 했다”며 “부작용 때문에 갖은 치료 끝에 제거 수술을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이 성형외과 전문의는 “불법 성형시술은 출처 불명의 재료로 의료지식이 없는 이들로부터 시술되기 때문에 부작용은 반드시 따른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불법 성형수술은 지양하고 반드시 의료인과 상의 후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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