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한국 정부가 수개월간 ‘마비’될 수 있으며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스콧 스나이더는 24일 뉴스위크 기고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두 차례 사과는 대중의 분노를 다스리기는커녕 오히려 더 키웠다면서 그가 하야를 선택하는 것과 별개로 이 사태는 한국 정부를 수개월간 마비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야권은 통치의 정당성이 사라졌다는 메시지를 박 대통령에 보내기 위해 정부 기능을 마비시킬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사드 배치는 야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 선거법은 하야 후 60일 안에 대선을 치르도록 하고 있다”며 “이처럼 짧은 시간 내 어떠한 정당도 대통령직에 후보를 내보낼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력은 고갈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이 자리를 다른 누군가가 대체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그는 시민들의 하야 요구에도 박 대통령은 권력을 수호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가 있다면서 스스로 퇴진할 가능성은 낮다고도 내다봤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한국은 정치적 안정을 위해 고려해야 할 세가지 측면이 있다”면서 정권 교체를 위한 합법적인 일정 논의, 정치적 공백 해결, 탄핵 절차를 포함한 폭넓은 개헌 논의 등을 언급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도 ‘최순실 게이트’와 그에 따른 박 대통령의 하야ㆍ탄핵 가능성을 소개하며 향후 정국에 우려를 표시했다. 두 신문은 박 대통령 퇴진 이후 전개될 대권 경쟁이 초래할 혼란과 그 과정에서 사드 배치, 개성공단 폐쇄 등 한미간 대북정책 공조에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도 지적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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