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맥주를 만든 스페인 출신의 기업인이 고향 마을 주민을 모두 백만장자로 만들어주고 세상을 떠났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 8월 9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안토니노 페르난데스는 약 2,500억원에 이르는 유산을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 마을 주민들에게 남겼다.
스페인 북서부 레온 주의 작은 마을인 세레잘레스 델 콘다도에 거주하는 주민 80명은 이로써 1인당 약 30억원씩 상속받게 됐다. 마을에서 유일하게 술집을 운영하는 막시미노 산체스는 “이런 돈을 가져본 적이 없다”며 “안토니노 없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현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1917년 이 마을의 가난한 집안에서 13명의 자녀 중 11번째로 태어난 페르난데스는 14세에 학교를 그만두고 부모를 도와 일을 시작했다. 32세이던 1949년 멕시코의 맥주 공장인 그루포 모델로를 소유한 처가 친척의 초청을 받아 멕시코로 이주한 그는 공장 창고에서 일을 시작해 결국 1971년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올랐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 브랜드 중 하나인 코로나를 만들었으며 2005년 이사장 자리를 조카에게 물려주고 현업에서 물러났다.
페르난데스는 생전에도 꾸준한 자선 활동으로 존경받아 왔으며 스페인과 멕시코에서 장애인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애쓰기도 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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