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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챌린지…‘비온 뒤 땅 굳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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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챌린지…‘비온 뒤 땅 굳을까’

입력
2016.11.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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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8일 강원FC에 패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충주 선수들. 충주는 모기업 험멜이 구단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면서 챌린지 리그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10월 8일 강원FC에 패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충주 선수들. 충주는 모기업 험멜이 구단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면서 챌린지 리그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2부 리그인 K리그 챌린지가 휘청대고 있다.

고양 자이크로와 충주 험멜이 리그에서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양은 지난 달 28일 프로축구연맹에 탈퇴 희망서를 제출했다. 충주도 모기업 험멜이 경영난으로 축구단 운영에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프로연맹은 지난 10월부터 충주를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려 노력했지만 사실상 무산됐다. 아예 연고를 옮기는 방안도 추진했지만 뾰족한 성과가 없다.

프로연맹 규정상 리그에서 탈퇴하려면 1년 전에 연맹에 서면으로 탈퇴 사유를 명시해 제출해야 한다. 규정대로라면 두 구단은 1년 뒤에나 리그에서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사실상 도산된 거나 마찬가지 구단을 억지로 잔류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프로연맹은 내달 말이나 내년 초 이사회를 열어 퇴출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내년 챌린지는 새로 창단하는 안산시민구단과 아산으로 연고지를 옮기는 경찰축구단까지 10팀으로 운영된다.

난파의 위기의 빠진 챌린지 리그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13년 승강제 출범 후 프로연맹이 가장 시급하게 생각한 과제는 챌린지의 안정화였다.

사실 처음에는 모든 구단들이 ‘강등 포비아’에 몸서리쳤다. 챌린지는 절대 가면 안 되는 리그 취급을 받았다. 강등당하면 팀을 해체하겠다는 발언도 심심찮게 튀어나왔다.

하지만 ‘강등 포비아’는 없었다.

K리그는 클래식(1부 리그) 11위와 챌린지 2위가 승강 플레이오프를 펼쳐 승리하는 팀이 1부에 남는 방식인데 3년 연속 챌린지 2위가 클래식 11위를 눌렀다. 작년 수원FC와 올해 강원FC는 끈끈한 축구로 클래식 승격에 성공하며 깊은 인상을 줬다. 챌린지는 재정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시민구단끼리 모인 ‘그들만의 리그’가 될 거란 우려도 상당부분 빗나갔다. 기업구단 부산 아이파크는 작년에 클래식에서 챌린지로 강등됐고 올해도 승격에 실패했다. 올해는 전통의 명가 성남FC가 2부로 떨어졌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챌린지 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아졌다”고 평했다.

물론 챌린지 구단들은 여전히 적은 예산과 열악한 사무국 구성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챌린지는 구단에 따라 적게는 연간 40억 원 많게는 80억~100억 원을 쓰는데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한 구단은 손에 꼽는다. 하지만 마구잡이 식이었던 구단 운영은 크게 좋아졌다. 프로연맹이 각 구단 프런트의 역량 강화를 위해 꾸준히 아카데미를 실시한 것도 효과를 봤다. 연맹은 스포츠 인재 배출을 위한 '축구 산업 아카데미', K리그 구단 최고경영자 과정인 ‘CEO 아카데미’, 사무국장과 팀장을 대상으로 한 ‘GM 아카데미’, 마케팅 및 영업 담당 대상 ‘세일즈 아카데미’, 홍보 담당 대상 ‘PR 아카데미’ 등 직급별 교육과정을 2014년부터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무늬만 프로’라는 오명을 듣는 구단들이 있었다. 고양과 충주다. 다른 구단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조금씩 발전하는데 두 구단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올 시즌 평균 관중이 고양은 353명, 충주는 942명이다. 고양은 수 억 원의 국고를 부정사용하고 횡령해 적발되기도 했다. 이번 사태를 챌린지를 더욱 안정시키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이유다.

윤태석 기자 spor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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