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중동 산유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저유가 기조가 고착화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해진 중동 국가에 SK의 기술력을 제시하며 상호 시너지 효과를 큰 ‘신(新) 에너지 시대’를 열자는 게 최 회장의 복안이다.
2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2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국부펀드 MDP의 알 무바라크 최고경영자(CEO)와 석유회사 MP의 무사베 알 카비 CEO 등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속적인 저유가로 에너지ㆍ화학 산업은 근본적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며 “자원을 매개로 한 단순한 협력을 넘어 기술ㆍ자본ㆍ마케팅 등 새로운 분야의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무사베 CEO도 “SK와 MP가 향후 협력할 사업 분야를 지속적으로 찾아보자”고 화답했다.
UAE 국부펀드인 MDP는 에너지 외에 소비재ㆍ정보통신기술(ICT)ㆍ헬스케어 등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어 IT(SK텔레콤ㆍSK하이닉스ㆍSK C&C)와 에너지(SK이노베이션) 부문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SK와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 동남아 지역의 자원 개발도 SK와 MDP, MP가 협력할 수 있는 사업 부문으로 꼽힌다.
최 회장은 앞서 22일에는 세계 최대 석유화학회사인 사빅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본사를 방문, 유세프 알 벤얀 부회장과 만나 합작 사업인 ‘넥슬렌’의 세계 시장 진출 가속화 방안을 논의했다. 넥슬렌은 고급 플라스틱과 내장재, 포장재 등의 원료로 쓰이는 고성능 폴리에틸렌으로, 사빅과 SK종합화학이 합작 생산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SK와 사빅은 지난해 10월 울산에 넥슬렌 제1공장을 준공했고, 사우디에 2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이 밖에 최 회장은 알 마디 사우디 방위사업청 회장, 사우디 왕자인 사우드 빈 압둘라 빈 투나얀 알 사우드 사빅 회장, 압둘라 빈 모하메드 알 이사 리야드 은행 의장 등과도 면담하며 중동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이만우 SK커뮤니케이션위원회 PR팀장(부사장)은 “최 회장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중동 주요 산유국과 미래 먹거리 공동 발굴 작업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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