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0ㆍ구속기소)씨 형제가 허위정보로 주식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중개인의 말에 속아 되레 수억원대 사기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A벤처투자사 직원 김모(40)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6월 이씨 동생 희문(28ㆍ구속기소)씨에게 150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1,670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거래를 중개하면서 가격을 부풀려 8억8,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형제는 해당 종목이 전망이 밝다고 선전해 개미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조사 결과 벤처업체를 발굴ㆍ지원하는 업무를 맡은 김씨는 금전적 이득을 노리고 인맥을 동원해 이씨 형제에게 접근했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 주식을 대량 매매할 경우 당사자들이 직접 거래하지 않고 중개인을 둬 이씨 형제도 의심 없이 속아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 9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사를 설립해 2014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1,670억원 상당의 주식을 사고 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헐값의 비상장 주식을 유망 종목으로 포장해 비싸게 되팔아 150억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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