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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 성장 열매 기업만 배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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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 성장 열매 기업만 배불린다

입력
2016.11.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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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가치 5년 만에 두배 증가

관광업계 종사자 저임금 여전

기업 잉여금은 갈수록 늘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제주관광산업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관광시장 성장에 따른 열매는 관광업계 종사자보다 기업에 더 많이 돌아가면서 불균형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4일 발표한 ‘제주 관광부가가치 추계와 경제 파급효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관광시장의 성장률은 7.9%로, 전년도(15.7%)에 비해서는 둔화됐으나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 6.2%를 상회하는 등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영향에도 불구하고 내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높은 성장률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제주관광시장 성장에 따른 열매가 관광업계 종사자보다 기업에 더 많이 돌아가면서 불균형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제주공항 전경.
제주관광시장 성장에 따른 열매가 관광업계 종사자보다 기업에 더 많이 돌아가면서 불균형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제주공항 전경.

지난해 제주관광산업 부가가치는 1조6,000억원으로 전년도(1조5,000억원)에 비해 1,000억원이 증가해 5년 만에 2배나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관광산업 부가가치 요소소득을 살펴보면 관광산업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종업원의 인건비보다는 기업 내 영업잉여에 더 몰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인건비가 총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47%에서 작년 43.9%로 감소한 반면 기업 영업잉여금은 2010년 34.5%에서 작년 35.4%로 상승했다.

실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을 통해 개별 관광업체가 얻는 이익(관광영업잉여)은 2010년 1,120만원에서 지난해 2,08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제주지역 관광산업 종사자의 1인당 연평균임금은 1,820만원으로, 도내 제조업(1,990만원), 건설업(1,870만원)과 비교해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5년간 제주관광산업 신규고용 규모가 1만4,000명에 달했지만, 이들 중 절반 정도가 임금이 낮은 숙박 및 음식점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제주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 관광객 지출액을 높이는 등 고부가치화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지난해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33만5,600원으로 2010년(31만1,300원)보다 2만4,300원(1.5%) 늘어났지만, 5년간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마이너스 성장에 그쳤다. 이는 제주방문 관광객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시장 확대에 따른 할인판매 급증과 동종업체 간 과당경쟁 심화로 관광객 지출액은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양적인 성장은 거뒀지만 질적인 성장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관광업계 종사자의 저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임금이 높은 예술, 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 체험관광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고용을 늘리면서 저임금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제주관광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서는 경영여건이 열악한 업종에 대해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가격담합 등 시장을 교란하는 업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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