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농구 디펜딩 챔피언 고양 오리온이 2연패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24일 현재 높은 승률(0.801ㆍ9승2패)을 기록하며 단독 1위다. 오리온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지난 시즌 우승 주역 조 잭슨(26) 대신 새로 합류한 외국인 포인트가드 오데리언 바셋(30)이 기대 이상으로 팀에 빠르게 녹아 든 효과가 크다.
추일승(53) 오리온 감독은 24일 본보와 통화에서 “바셋이 적응을 잘할 수 있도록 옆에서 (정)재홍(31)이가 많이 도와줬다”고 정재홍을 칭찬했다. 정재홍은 바셋의 뒤를 받치는 ‘넘버2’ 가드다. 지난 시즌 팀 내 3,4번째 가드였지만 이번 시즌 입지를 넓혔다. 바셋이 벤치를 지킬 때 코트에 나가 경기 조율을 책임진다. 올 시즌 평균 16분10초를 뛰며 2.5점 1.6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최근 2경기에서는 총 10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2008년 고양 오리온의 전신 대구 오리온스에 입단한 정재홍은 끊임 없는 자기계발과 성실함으로 추 감독에게 인정 받았다. 지난해 6월 사비 2,500만원을 들여 미국에서 2주간 스킬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드리블과 스텝 등 개인 기술을 강화하기 위해 과감히 지갑을 열었다. 미국을 다녀온 뒤에도 농구 공부에 대한 열망이 강해 틈날 때마다 자신이 뛴 경기 영상을 분석하고, 미국프로농구(NBA) 경기를 챙겨보며 동기부여를 한다. 또 팀 동료 바셋에게 페인트(속임) 동작을 전수받고 있다.
정재홍은 “쉴 때마다 내가 뛰었던 영상을 돌려보고 부족한 점을 채우려고 한다”며 “틈틈이 NBA 크리스 폴(LA 클리퍼스)이나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경기 운영 방법도 공부하고 있는데 볼 때마다 느낀 점은 이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원동력은 자신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올 시즌 1라운드에는 안정적으로만 경기를 하려고 했는데 2라운드부터 적극적인 자세로 뛰자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며 “우리 팀에 가드가 많이 없고, 가드 중 최고참이니까 더 책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다른 팀과 경기 차도 크지 않고 연장에서 힘겹게 이긴 적이 많다”면서 “조직력만 다듬으면 더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