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아는 분한테 의견 물었을 뿐”
국민연금공단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찬성을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문형표(60)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24일 문 이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문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청와대의 뜻’을 언급하며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통해 국민연금 측에 합병 찬성을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 이사장은 검찰 조사에 앞서 청와대 지시나 삼성의 연락을 받고 국민연금에 합병찬성을 종용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는 분한테 전문가로서 의견을 물은 것일 뿐 어떤 의도를 가지고 전화 드린 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의결권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나 이사장이 어떤 역할을 하는 게 전혀 없다”며 “합병과정에 적절하지 않은 것은 없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해 7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안건에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 찬성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1대0.35의 비율로 합병하면 거액의 손실이 예상되는데도 국민연금이 주주총회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두 기업의 합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의 지배구조 변경으로 이어져 삼성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한 것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검찰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가로 삼성 측이 지난해 9~10월 최순실(60ㆍ구속기소)씨 소유의 독일 법인에 280만유로(한화 35억원)를 송금해 줬다고 볼 만한 단서를 최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 전북 전주의 국민연금공단 본사와 서울 논현동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홍완선 전 본부장 사무실,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의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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