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현웅 ‘대통령이 주범’ 檢 공소장에 큰 부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현웅 ‘대통령이 주범’ 檢 공소장에 큰 부담

입력
2016.11.23 20:00
0 0

수사결과 공개 다음날 바로 표명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 겨냥한 꼴

“지금 상황선 사직하는 게 도리”

김현웅 법무부 장관의 사의 표명은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한 지난 20일 검찰의 ‘최순실 게이트’ 중간 수사결과가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수사개입을 막기 위해 김 장관도 세세한 보고를 받지 않다가 ‘대통령이 사실상 주범’이라는 수사결과가 공개되자, 대통령과 검찰 사이에 낀 장관으로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법무부는 23일 오전 “김 장관이 지금의 상황에서는 사직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21일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사의 표명이 바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다음날이다. 법무참모이자 검찰의 지휘권자로서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한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김 장관이 적잖은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특별수사본부가 구성되자 김 장관은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결과만 보고하라”고 했다고 한다.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법무부 장관을 통해 다시 청와대로 보고돼 수사가 무력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김 장관이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휴일인 19일에도 법무부 청사에 출근했고, 20일에 수사결과를 전화로 보고 받았다. 그런데 그 내용이 대통령의 공모관계를 인정하는 것에서 나아가 사실상 주범으로 적시한 것이어서, 김 장관으로서는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을 정면 겨냥한 꼴이 됐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지난달 29일 검찰이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설 때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은 물론, 대통령의 혐의 사실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잇따르는 것이 검찰이 정보를 흘리는 것이라고 보고 검찰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물러날 뜻을 청와대에 전한 뒤 오히려 평온한 기색이라고 법무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사의 표명 소식이 알려진 23일 오전 실ㆍ국ㆍ본부장들의 보고를 평소와 다름 없이 담담하게 받았고 “진행 중인 수사를 소홀함 없이 철저하게 하라”는 지시도 빠뜨리지 않았다. 고위 간부 6명과 함께 청사 인근 쌈밥집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김 장관이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그 여파가 김수남 검찰총장에게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김 총장 역시 특별수사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결과만 보고하라”고 선을 그으면서 청와대로 이어지는 보고라인을 끊는 데에 일조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총장이 당장 거취를 고민할 시점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아직 임기가 1년 이상 남은데다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수사 마무리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