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투약 혐의로 지난달 구속 기소된 무기로비스트 린다김(본명 김귀옥ㆍ63ㆍ여)이 심각한 시력 상실 위험을 이유로 보석을 신청했다. 보석 허가 여부는 인천 카지노호텔 사기ㆍ폭행 사건의 병합 여부에 따라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린다김의 변호인은 23일 오전 대전지법 홍성지원 형사2단독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김씨는 오른쪽 눈 각막이 거의 없는 데다 왼쪽 눈도 백내장으로 일부만 보여 수술 및 치료가 시급하다”며 재판부에 보석신청을 냈다. 변호인은 린다김이 지난 4월 받은 오른쪽 눈 각막 이식 및 수정체 제거 수술 및 치료 내역, 백내장 탓에 시력이 30% 정도만 남아 있다는 내용의 소견서 등을 근거 자료로 함께 제출했다.
변호인은 “김씨는 치료 시기를 놓치면 양쪽 눈 모두 실명할 위험이 있다”며 “김씨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하면서 크게 반성하고 있고, 필로폰(향정신성의약품) 범죄는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어 “김씨는 과거 린다김이라는 로비스트로 화려한 생활을 했지만 지금은 60세가 넘어 보호가 필요한 여성”이라고 덧붙였다.
린다김도 재판부에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한다면서 “다만 눈 때문에 생활이 너무 힘들다는 점을 참작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보석 허가를 거듭 호소했다. 린다김은 “물의를 일으켜 정말 죄송하다. 왜 이렇게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제 스스로가 용서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린다김의 변호인은 기자와 만나“김씨는 남은 인생 동안 청소년들에게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고, 또 돕는 일을 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며 “김씨는 서류를 한참 들여다 봐야 할 정도로 시력이 좋지 않다. 수술 및 치료가 정말 급하다”고 말했다.
린다김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서울 강남 자신의 집에서 지인으로부터 구입한 필로폰을 커피에 타 마시는 수법으로 총 11회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날 린다김에 대해 징역 2년과 함께 추징금 260만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린다김에 대한 선고 공판을 2주 뒤인 다음달 7일 오후 1시 40분 열 예정이다.
린다김의 보석 여부 및 선고는 현재 별건으로 진행 중인 인천 카지노 사기ㆍ폭행 사건과의 병합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린다김은 지난해 12월 15일 인천 영종도의 한 카지노 호텔에서 관광가이드 정모(32)씨로부터 5,000만원을 빌려 쓴 뒤 이를 갚지 않고, 정씨의 뺨을 때린 혐의로 입건됐다. 대전지검 홍성지청은 이 사건을 맡아 필로폰 투약 사건과의 병합 여부를 검토 중인 것이다.
홍성=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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