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도로함몰(동공)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울형 동공관리등급’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적용한다고 23일 밝혔다.
그동안 시는 국내에 마땅한 기준이 없어 일본 간선도로의 동공관리등급을 사용해왔다. 일본의 동공관리등급은 동공의 폭과 토피(동공 상부 지반 두께)에 따라 A급(우선복구), B급(우기철 이전 복구), C급(일정기간 관찰 후 복구)으로 구분된다.
이에 시는 동공 발생 지역에 대한 차량 운행을 통한 파괴 실험 등 다양한 연구를 거쳐 서울의 도로 환경에 맞는 대책을 마련했다. 일본의 등급이 동공 토피와 폭을 기준으로 했다면, 시의 새로운 기준은 도로 아스팔트 상태까지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동공관리등급은 도로함몰의 위험성 정도에 따라 관찰대상, 일반복구, 우선복구, 긴급복구 등 4개 등급으로 구성된다. 관찰대상 단계에서는 동공 토피가 튼튼해 함몰될 위험이 없어 일정기간 관찰 후 복구한다. 일반 복구에서는 일정기간 동공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발견되면 우기철 이전까지 복구한다. 우선 복구 단계에서는 갑작스러운 비 등 위험 조건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조치계획을 수립하고 복구에 들어간다. 긴급복구는 함몰 위험성이 큰 동공으로, 발견 4시간 내 즉시 복구해야 한다.
한편 시는 이날 지난 2년간 실시한 동공탐사(총 986㎞) 및 도로함몰 발생에 대한 분석결과도 발표했다.
동공탐사로 발견된 서울시내 421개의 동공을 분석한 결과, 동공은 주로 지하철 노선과 매설물이 복잡하고 굴착복구가 잦았던 도로에서 발견됐다. 또 98%의 동공이 하수관ㆍ전선 매설관 등 지하매설물 평균심도(지하 1.5m) 위쪽에 분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준기 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이번 서울형 동공관리등급 도입과 함께 2년간의 동공탐사 및 도로함몰 분석결과를 토대로 예방효과는 높이고 시민 불안은 낮춰나가겠다”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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