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5.8% 성장, 7조원대 시장
토종 브랜드 휠라코리아ㆍ르까프
전문성 강화하며 재도약 선언
K2ㆍLF도 내년 스포츠웨어 라인 출시
美 언더아머 국내 직접 진출 나서
불황 속에서도 성장하고 있는 7조원대 스포츠웨어 시장의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재도약을 선언한 전통의 국내 브랜드(르까프, 휠라코리아)와 한국 시장 공략을 선언한 해외 유명 브랜드(언더아머), 패션 대기업(LF)과 아웃도어 업체(K2)까지 뛰어들며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23일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 규모는 6조9,80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불황 등의 영향으로 전체 패션업계 성장률이 2.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도 스포츠웨어는 비교적 높은 신장세가 이어진 셈이다. 더구나 내년에는 7조원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과 운동을 중시하는 전 세계적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다.
휠라코리아와 르까프 등 국내 스포츠웨어 브랜드는 전문성을 강화해 스포츠 명가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우선 휠라코리아는 아웃도어 사업을 과감히 접었다. 브랜드 정체성에 맞지 않는 캐주얼한 스웨터와 바지, 가방 등도 정리했다. 이어 전체 제품군을 트랙 스포츠용, 요가ㆍ필라테스 등 실내 스포츠용, 선수ㆍ전문가용으로 나눈 뒤 일상에서도 운동복을 즐겨 입는 젊은 층을 겨냥해 ‘휠라 오리지날레’ 브랜드를 선보였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1~9월 젊은층(15~35세)의 휠라 패밀리카드 신규 가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나 증가했다.
창립 30주년을 맞는 르까프도 재정비에 돌입했다. 르까프를 운영하는 화승은 지난 10일 국가대표 스포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르까프는 배드민턴, 탁구, 볼링 등 실내 스포츠 활동에 적합한 의류, 신발, 용품 등을 통해 보다 전문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변신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의 성장성을 눈 여겨 본 해외 스포츠웨어 브랜드 언더아머도 직진출을 선언했다. 언더아머는 미국에서 나이키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스포츠웨어 브랜드다. 운동선수들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고기능성 스포츠웨어를 내세워 폭발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효성 계열사인 갤럭시아코퍼레이션이 국내 수입과 유통을 맡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미국 본사가 직접 나서 한국 시장에서 마케팅과 제품 라인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성장세가 꺾이면서 활력을 잃은 패션업계와 아웃도어 업계도 스포츠웨어 시장을 돌파구로 삼고 있다. K2코리아는 내년 봄ㆍ여름을 겨냥해 오스트리아 스포츠 브랜드 ‘다이나핏’을 출시한다. 운동을 좋아하는 25~35세를 겨냥해 정통 스포츠 의류 중심의 제품군을 선보일 예정이다. LF도 내년 스포츠웨어 ‘질스튜어트스포츠’를 선보인다. 전국 주요 백화점과 가두점을 중심으로 매장 40여개를 열고, 2020년까지 150여개로 확장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손광익 LF 스포츠신규사업부장 상무는 “라이프스타일 스포츠웨어는 이미 선진국에서 성장성이 입증됐다”며 “운동을 통해 건강을 지키면서 패션도 챙기려는 소비층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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