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새누리당을 향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동의해달라 공개적으로 호소했다. 야권은 탄핵안 발의를 앞두고 의결 정족수(200명)에서 모자라는 28명의 동의 확보를 위해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에 대한 물밑 접촉을 늘리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결국 탄핵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새누리당 의원들께서 자기 당 소속 대통령을 탄핵하는 데 이런저런 고민 안 할 수 없단 것 이해하지만, 대한민국 헌법기관으로서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무엇이 가장 바람직한 해법인가 심사숙고 해달라”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또 “대통령은 내려올 생각 없고 국민은 거리서 싸우고 정부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이 상황을 장기간 방치해선 안 된다”며 “탄핵 통해 정치일정을 예상 가능하게 만들고 거기에 따른 대응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기능을 복원하는 가장 바람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전날 박 대통령이 재가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과 관련, “탄핵 국면에서 안보 이슈화로 보수단체를 자극해 탄핵 찬반파로 남남갈등을 일으킬 것이라는 게 박 대통령의 정략적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야당은 여기에 이용당할 생각이 없다. 안보조차 정쟁을 보고 하는 청와대의 모습은 탄핵 사유를 하나 더 추가할 뿐”이라며 “남남갈등이 안 이뤄지게 현명하게 대처하면서 협정이 오랜 생명력을 갖지 못하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최순실씨 국정 농단에 관여한 정황이 나오고 있는 ‘김기춘 때리기’에도 가세했다. 우 원내대표는 “김기춘씨의 거짓말이 만천하에 폭로되고 있다. 최순실을 알지도 못하고 통화한 적도 없다는 텔레비전 화면을 보며 어떻게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한 분이 저렇게 뻔뻔하게 거짓말하는지 어이가 없다”며 “관련자 증언을 보면 최순실을 소개하고 알선하는 데 김씨가 직접 연관됐고 최씨 아버지 최태민과는 30년 교류했다는 게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번 최순실 게이트 핵심에 김기춘이란 사람도 암약했다고 결론 내릴 수밖에 없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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