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 前 총장 집도 압수수색
입학ㆍ출석 조직적 학사농단과
이대 재정지원의 관련성 수사
필요하면 정유라도 소환키로
검찰이 22일 이화여대를 압수수색, 최순실(60ㆍ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0)씨 입학ㆍ학사관리 특혜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18일 교육부 특별감사 결과에서 채 밝히지 못한 ‘학사농단’의 윗선이 과연 누구냐는 것이 검찰 수사의 최대 관심사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총장실과 입학처 사무실, 입학ㆍ학사 비리 관련 교수 연구실 등 20여곳을 압수수색해 정씨가 입학한 2015학년도 입시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관계자 휴대폰 등을 확보했다. 최경희 전 총장 등 이화여대 관계자 3명의 주거지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앞서 교육부는 감사를 통해 정씨의 부정입학과 학사관리 특혜 의혹의 대부분을 사실로 확인했다. 남궁곤 전 입학처장은 2014년 10월 체육특기자 면접 전형에서 면접위원들에게 “금메달리스트를 뽑아라”고 지시했고, 정씨는 규정을 어기고 대표단복을 입고 금메달을 소지한 채 면접에 임해 면접 최고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면접위원들은 정씨보다 서류점수가 높은 학생 2명을 지목해 면접 점수를 낮게 주도록 유도해 탈락시켰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학사관리 특혜 의혹도 검찰이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교육부 감사 결과 정씨는 8개 과목 수업에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출석을 인정받았다. 담당교수가 과제물을 직접 만들어 제출하는가 하면, 대리시험ㆍ온라인강의 대리수강 정황까지 발견됐다.
이화여대가 이렇게까지 정씨에게 특혜를 주게 된 배후가 과연 누구인지가 수사를 통해 규명돼야 할 핵심이다. 검찰은 부정 입학ㆍ학사관리 특혜에 연루된 최 총장 등 학교 관계자 18명뿐만 아니라, 이화여대가 조직적으로 특혜를 제공한 배경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계획이다. 이화여대가 최근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을 줄줄이 유치한 것이 정씨 특혜와 관계가 있는지도 검찰이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검찰은 해외 체류 중인 정씨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유라가 부정입학 등에 직접 관련됐거나 조사 필요성이 있다면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정에 들이닥친 수사관들의 발길에 학교 구성원들은 동요했으나 검찰 수사를 통해서라도 모든 의혹이 규명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교수협의회 게시판에는 “재단은 어느 정도 연루된 거냐”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졸업생 신모(29)씨는 “연루된 교수들 중 학창시절 은사도 포함돼 부끄러울 뿐”이라면서도 “검찰 수사를 통해 총장이 죗값을 치르고 그 윗선까지 다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사회 특혜 의혹 현명관 회장 조사
검찰은 이날 정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현명관(75) 한국마사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마사회는 대한승마협회와 함께 지난해 10월 정씨를 지원하기 위해 2020 도쿄올림픽을 대비한 독일 전지훈련 지원 로드맵을 작성하고 박재홍 전 마사회 감독을 현지에 파견해 의혹이 불거졌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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