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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홍성흔이 팬들에게 남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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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홍성흔이 팬들에게 남긴 편지

입력
2016.11.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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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홍성흔/사진=두산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두산 홍성흔(39)이 결국 정들었던 유니폼을 벗는다.

두산은 22일 '홍성흔이 은퇴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1999년 OB(두산)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프로 18시즌 중 14년을 두산에서 뛰었다. 입단 첫 해 신인왕을 받으며 화려한 출발을 했던 그는 통산 타율 0.301, 208홈런 1120타점을 기록했고, 지난해 6월14일 잠실 NC전에서는 역대 우타자 최초로 2,000안타를 작성하기도 했다. 비단 성적 뿐만 아니었다. '더그아웃 리더'로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내며 후배들을 이끌었다.

하지만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그는 올해 17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0.250, 5타점에 그쳤다. 어린 야수들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두산에서 그의 설 자리는 점점 더 좁아졌다. 결국 그는 은퇴를 택했다.

떠나는 그는 지난 시간 동안 자신을 향해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편지를 남겼다. 그는 "팀을 위해서 언제나 더 나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그라운드에 펼쳐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최고가 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한 선수, 열정적인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팬 여러분께 받았던 관심과 사랑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고, 결코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홍성흔이 남긴 편지 전문.

<p align="left">안녕하십니까? 두산베어스 홍성흔입니다.

<p align="left">

죄송합니다.

<p align="left">너무나도 영광스러웠던 두산베어스의 2016년 시즌의 마지막 인사를 오늘에서야 그라운드에서가 아닌 글로써 드리게 되었습니다.

<p align="left">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막연하게 꾸었던 프로야구선수의 꿈이 이루어지던 첫날과 그리고 그 선수생활의 마지막 날에 같은 팀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어서 저는 참 축복받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아름답게 마무리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두산베어스 구단과 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p align="left">

끝까지 야구를 참 잘하는 영웅의 모습으로 은퇴하고 싶었던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약간은 서운한 마음으로 시작한 올시즌 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짧지 않은 동안 베어스파크에서 합숙 하면서 묵묵히 땀 흘리는 젊은 후배들을 보았습니다. 그 젊은 나이 때의 홍성흔을 떠올리며 후배들에게 자리를 비워줌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 일인지, 또 얼마나 멋진 은퇴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p align="left">

팀을 위해서 언제나 더 나은 모습 보이려고 노력하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그라운드에서 펼쳐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 점엔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래서 저는 남들처럼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선수', '참 야구를 잘한 선수'라기 보다는 '최고가 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한 선수', '열정적인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p align="left">

앞으로 당분간 저는 가족과 함께 좋은 아빠로, 그리고 좋은 남편으로 쉬면서 몸과 마음을 잘 정리하고자 합니다.

<p align="left">

야구는 내 인생의 전부였기에 비록 작은 힘이지만 어디서 무엇을 하든, 한국 야구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의미 있는 일을 준비하겠습니다.

<p align="left">

그 동안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팬 여러분께 받았던 관심과 사랑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고,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항상 '열정적인 홍성흔'으로 팬 여러분 앞에 다시 서겠습니다.

<p align="left">

감사합니다.

<p align="right">2016년 11월 22일

홍성흔 드림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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