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주 KCC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로부터 고양 오리온ㆍ울산 모비스와 함께 ‘3강’으로 지목됐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 전력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데다 장신의 리오 라이온스(205㎝ㆍ29)까지 영입해 KBL(한국농구연맹) 최고의 테크니션 안드레 에밋(34)과 쌍포를 이루기에 충분해 보였다.
그러나 추승균(42) 감독의 계산은 시작부터 어그러졌다. 21일까지 2승10패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오리온은 단독 선두(9승2패)로 질주 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시즌 초반 주포 에밋이 사타구니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한 것을 시작으로 하승진(31), 전태풍(35)이 잇달아 줄부상을 당했다. 이 중 수술을 받은 하승진과 전태풍은 시즌 내 복귀가 불투명하다. 추 감독은 지난 20일 오리온과의 홈경기에 앞서 “(전)태풍이는 올 시즌에 나올 수 없다. (하)승진이는 다행히 수술 경과가 좋다. 그러나 서둘러 복귀시킬 생각은 없다. 완벽한 몸 상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태풍은 왼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하승진은 왼쪽 발목 인대이식수술을 받았다. 추 감독은 “경기를 준비하다 보니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을 때의 베스트5가 한 명도 남아있지 않더라. 사실상 새로운 팀이 뛰고 있는 셈이다. 1라운드에 2승이라도 챙긴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라며 허탈해했다. 전태풍과 하승진, 에밋 외에도 KCC는 김민구(25)마저 오른쪽 종아리 건염으로 당분간 출전이 어렵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에밋의 복귀 소식이다. 에밋은 24일 창원 LG와의 원정경기에서 복귀할 예정이다. MRI 검사 결과 아직 염증이 남아 있긴 하지만 본인의 출전 의지가 강하다. 추 감독은 “복귀 직후 바로 40분을 뛰기는 힘들다. 첫 경기부터 활약하긴 어렵겠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맞춰가겠다”면서 “에밋이 1대1을 즐겨 하지만 템포 바스켓을 할 줄 안다. 에밋이 있으면 상대가 긴장하고 수비가 쏠리기 때문에 지금보다 실책은 줄 거라 생각한다”고 에밋의 복귀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물론 에밋이 KCC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선수라 하더라도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모두 메울 수는 없다. 그러나 일단 처질 대로 처진 팀 분위기를 바꾸는 게 급선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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