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세대’의 응원을 등에 업은 ‘신비한 동물사전’이 극장가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뻗어 나온 ‘신비한 동물사전’은 상영 6일만에 200만 관객을 모으며 ‘해리 포터’ 시리즈의 흥행 기록까지 뛰어넘을 기세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신비한 동물사전’(16일 개봉)은 21일까지 209만4,502명을 불러 모았다. ‘신비한 동물사전’은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파생된 스핀오프 영화로 기이한 동물들을 가방 안에 넣고 미국 뉴욕을 방문한 마법사 뉴트(에디 레드메인)와 주변 인물들이 겪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주요 인물들이 소년 소녀인 반면 ‘신비한 동물사전’은 성인들이 주요 배역을 차지해 어른용 ‘해리 포터’로 여겨져 왔다. ‘해리 포터’의 동명 원작소설 작가인 조앤 롤링이 시나리오를 써 오래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신비한 동물사전’은 상영 첫 주(16~20일) 193만5,978명을 불러 모으며 ‘해리 포터’ 시리즈 중 개봉 주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2007)의 기록(186만3,114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신비한 동물사전’이 자신의 뿌리 격인 ‘해리 포터’시리즈의 흥행 성과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해리 포터’ 시리즈 8편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영화는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2011)로 442만1,210명을 기록했다.
◆‘신비한 동물사전’과 ‘해리 포터’ 시리즈 흥행 성적
※영화진흥위원회 집계(21일 기준)
‘신비한 동물사전’의 흥행몰이는 20대 관객의 뜨거운 지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해리 포터’ 시리즈를 온전히 즐겼을 것으로 여겨지는 20대가 전체 관객 중 49.5%(CGV 리서치센터 20일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개봉한 영화들의 20대 관객 평균 비중(35.6%)보다 13.9%포인트나 높다. CGV 관계자는 “20대 관객 비중이 50% 가까이 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해리 포터’를 보고 자란 세대가 주요 관객층이라는 증표”라고 해석했다. 10대 관객들의 비중이 높은 점도 눈에 띈다. ‘신비한 동물사전’의 관객 중 10대 관객은 6%로 올해 개봉한 영화의 10대 관객 평균 비중(3.1%)보다 2배 가까이나 된다. 대입수학능력평가(수능)가 끝난 뒤 수험생이 극장가로 몰려 나온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신비한 동물사전’은 북미지역에서도 나쁘지 않은 첫 주 흥행 성적을 올렸다. 22일 미국 흥행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신비한 동물사전’은 상영 첫 주 7,500만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가장 낮은 첫 주 수익에 해당하는 금액이지만 ‘신비한 동물사전’은 해외 흥행(1억4,550만달러)까지 포함해 제작비(1억8,000만달러) 이상의 금액을 첫 주에 이미 벌어들였다. 박스오피스모조는 ‘신비한 동물사전’이 북미에서만 최종적으로 2억7,000만~2억9,000만달러의 극장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