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플러싱의 상가 지하에 자리 잡고 있던 백범 김구 선생 기념관이 보다 넒은 지상의 공간으로 옮겨진다.
윤영재 백범 김구 기념사업협회 뉴욕지회장은 22일 “백범 선생 영정 사진과 독립운동 당시 활동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 등의 자료들을 보다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며 “연내 새 장소에서 개관식을 갖고 손님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범 기념관은 지난 2009년 6월 임시정부 수립 90주년 기념식, 백범 선생 서거 60주기 추모식을 겸해 뉴욕의 한인 밀집지인 플러싱의 한 상가 지하에 둥지를 틀었다. 이후 이곳에서 매년 추모식이 열렸으며 한인 1.5ㆍ2세 등을 대상으로 한 민족교육 등 문화공간으로 활용됐다.
윤 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기존 기념관을 유지하는 데 월 2,000달러 정도의 적지 않는 비용이 들었다”며 “월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이전하게 된 만큼 보다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이전해 갈 장소와 구체적인 재개관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백범 기념관이 빠져 나온 자리에는 ‘박정희기념관’이 들어섰다. 해당 상가 주인이기도 한 홍종학 박정희 대통령 뉴욕기념사업회장은 “백범 기념간이 빠진 자리가 지하라 상업용으로는 나가지 않았다”며 “40여년간 미국 생활을 하면서 다시 보게 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관을 그 자리에 만들었다”고 말했다. 홍씨는 지난해 10월 제 4대 기념사업회장에 선출됐다. 홍 회장은 “100여명의 기념사업회 회원들 모임은 물론, 지역 한인들에게도 개방해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관련 사진과 함께 “뉴욕의 ‘백범 기념관’이 ‘박정희 기념관’으로 둔갑하다니…”, “백범 김구 선생 기념관’이 최근 쥐도 새도 모르게 ‘박정희 기념관’으로 바뀌었다” 등의 글이 오르며 논란이 됐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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