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전남에 이어 경기 지역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 신고가 들어오는 등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확진된 H5N6형 AI바이러스는 폐사율이 높고 전염성도 강한 것으로 알려 지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는 20일 철새 도래지인 양주시 홍죽천 인근의 한 양계농장에서 고병원성 AI 의심신고가 접수돼 닭 1만5,000마리를 도살 처분했다고 밝혔다. 산란계(알을 낳는 닭)를 사육 중인 이 농장은 전날(19일) 오후 7시쯤 닭 240마리가 폐사했다고 축산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간이검사에서 H5N6형 AI로 판정됐으며 정밀검사 결과는 이르면 21일 나온다.
방역 당국은 철새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보고 해당 농장으로부터 반경 3㎞ 지점에 통제소 4곳을 설치, 차단 방역을 벌이고 있다. 반경 10㎞ 이내 가금류에 대해서는 이동 제한조치도 내렸다.
충북도는 19일 청주시 북이면의 한 오리 농가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돼 이 농장의 오리 8,500마리를 예방적 살처분하고 검역본부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농장에 대한 간이 검사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왔다. 충북도는 또 가금류 분변 시료 검사에서 이상 반응이 나온 진천군 덕산면의 한 오리 농가에 대해 정밀 재검사를 벌이기로 했다.
앞서 도는 지난 16일 고병원성 AI로 확진된 음성군 맹동면 일대 9개 농장의 닭ㆍ오리 25만 마리를 예방적 살처분했다.
전남 무안군 일로읍의 한 오리 농장에서는 출하 전 검사에서 AI의심 증세가 발견됐다.
전남도는 이 농장에서 반경 3km에 있는 2개 농가의 오리 3만 3,000여마리를 예방적 살처분했다.
AI는 서해안을 따라 중부내륙으로 퍼지는 양상이다. 방역당국도 이런 점을 감안해 수도권과 충청, 호남 전 지역에 대해 19일 0시부터 20일 낮 12시까지 36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AI의심 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영남과 강원도는 제외했다.
당국은 서해안 일대와 주변 지역에 대한 가금류 분변 검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서해안 지역에 AI가 집중되는 것은 철새 도래지가 많기 때문이다.
전남ㆍ북에는 영산강과 영암호, 순천만, 해남 간척지, 만경강, 동림저수지 등 철새가 월동하는 도래지가 곳곳에 널려 있다.
서해안을 따라 더 올라가면 충남 천수만과 삽교호, 금강 하구, 충북 미호천 등에도 많은 철새가 몰린다.
이들 지역은 농경지가 넓고 추수 후 떨어진 나락이 많아 철새가 선호하는 월동지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이번에 확진된 H5N6형 고병원성 AI에 걸린 오리들은 신경증상이 심하고 폐사율도 아주 높은 편”이라며 “개별 농가가 철저히 소독하고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명식 기자 gija@hankookilbo.com 청주=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무안=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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