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안보 라인에 당내 비주류에 속하는 ‘강성 인물’들이 대거 발탁됐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제프 세션스(69ㆍ앨라배마) 상원의원을 법무장관에, 마이크 폼페오(52ㆍ캔자스) 하원의원을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마이크 플린(58) 전 국가정보국(DIA) 국장을 국가안보(NSC) 보좌관에 각각 인선했다.
세션스 상원의원은 이번 대선 기간 중 트럼프 당선인을 초지일관 지지한 골수 트럼프주의자다. 그는 지난 1997년 연방 상원에 진출한 검사 출신 극우파로 당선인의 불법 이민 규제 공약을 앞장서서 옹호했다. 평소 오바마 행정부의 포괄 이민 개혁법과 양형 완화 방침 등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대했다. 앨라배마 연방 검사 시절에는 흑인 인권단체를 ‘비(非) 미국적 단체’ ‘공산당에 고무된 단체’로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
폼페오 하원의원은 올해 3선으로 공화당에서도 보수색이 짙은 티파티 소속이다. 미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왔다. 오바마 정부의 대표적 업적으로 평가되는 이란 핵 합의를 비롯해 군사와 외교 정책을 평소 강력히 비판해온 강경파다. 그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를 상대로 국가 방위정책과 관련해 조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 출신인 플린은 지난 2012~2014년 DIA 국장을 지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강경 대처할 것을 제안했으나, 이러한 제안이 수용되지 않자 오바마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다 눈 밖에 나 대장으로 승진하지 못한 채 전역했다. 평소 급진 이슬람 세력을 적으로 규정하기 거부하는 워싱턴 정가의 민주당 엘리트들을 강력히 성토해왔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이후 중도 지향의 정책 의제(agenda)를 추구할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 인선에 비춰볼 때 그가 국가안보나 민권 등 주요 사안에 대해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누그러뜨릴 것이라는 증거는 여전히 없다”고 지적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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