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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실험, 동물실험보다 과학적이고 안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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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실험, 동물실험보다 과학적이고 안전해”

입력
2016.11.1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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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 베이커 엑셀러에이트 창립자는 18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동물실험보다 과학적으로 개발된 대체실험이 더욱 사람에게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러쉬코리아 제공
캐럴 베이커 엑셀러에이트 창립자는 18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동물실험보다 과학적으로 개발된 대체실험이 더욱 사람에게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러쉬코리아 제공

임신한 토끼나 쥐에게 화장품 약물을 반복해서 먹이자 결국 어미와 태아 모두 죽는다. 화장품 사용이 생식기능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하는 실험이다. 샴푸 출시 전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선 비글의 머리와 눈에 샴푸를 붓는다. 이는 양쪽 눈이 실명하거나 눈을 적출할 때까지 계속된다. 이처럼 사람을 위해 고통받는 실험동물들은 세계적으로 약 1억5,000만 마리, 국내에서는 약 250만 마리의 동물들이 동물실험에 의해 희생되고 있다.

동물들의 희생을 줄이고자 대체실험법 개발과 연구자와 기업을 대상으로 대체실험 교육에 적극 나선 연구소가 있다. 영국에 기반을 둔 엑셀러에이트(XcellR8) 연구소다. 이곳은 2013년 대체실험 활성화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 매년 4억원의 상금을 수여하는 영국 화장품 회사 러쉬의 ‘러쉬 프라이즈’에서 교육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 샴푸회사 실험에 양쪽 눈을 실명한 비글. Snopes.com
한 샴푸회사 실험에 양쪽 눈을 실명한 비글. Snopes.com

올해 처음 한국에서 열리는 러쉬 프라이즈 아시아지역 시상을 위해 방한한 연구소 창립자이자 대체실험 연구를 하는 캐럴 베이커 박사는 18일 한국일보와 만나 “보다 과학적으로 개발된 대체실험이 동물실험보다 안전하다”며 “동물실험을 반드시 해야 하는 분야는 없다”고 밝혔다.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동물실험은 발전되어 왔지만 이는 단순히 오래된 방식일 뿐, 실험 효과의 정확성과 안정성에서 동물실험을 능가하는 대체실험법이 개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엑셀러에이트는 피부 세포를 모방한 인공 피부의 입체(3D) 모델을 배양해 화장품을 실험하고 있다. 피부 조직과 피부층을 재현해 피부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안점막 자극 실험을 위해 토끼는 실명할 때까지 눈에 화학물질이 주입된다. FIAPO 페이스북
안점막 자극 실험을 위해 토끼는 실명할 때까지 눈에 화학물질이 주입된다. FIAPO 페이스북

베이커 박사는 현재 ‘반수치사량(LD50)’ 실험법을 대체하기 위한 실험법 개발에 한창이다. 독극물을 동물에게 투여했을 때 동물의 50%가 사망하는 투여량을 말하는 것인데, 사람의 세포 배양을 활용해 수년 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테스트 가이드라인을 맞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이커 박사는 “실제 대체실험법이 OECD의 승인을 받기 위해선 적어도 10년 이상 연구 기간과 많은 투자비가 든다”며 “이런 장애요소에도 동물의 불필요한 희생을 막고, 사람에게도 더 안전한 대체실험이 계속돼 모든 동물실험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내년 2월부터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법이 시행된다. 하지만 대체실험이 아직 없거나 중국 등 수출국의 법에 따라 동물시험을 해야 하는 경우 등의 예외사항을 두고 있다. 베이커 박사는 “중국에서도 점차 대체실험 연구를 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대체실험법이 더 과학적이고 안전하다는 게 알려지면 동물실험을 허용하는 국가들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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