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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정부는 유한, 국민은 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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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정부는 유한, 국민은 영원"

입력
2016.11.1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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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한국일보 자료사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부는 유한하지만, 그 나라의 국민은 영원합니다. 각 나라의 주인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입니다."

한국 스님과 불자들을 만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정치와 행복은 따로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그는 17일 일본 요코하마 소재 퍼시피코 컨벤션센터 한 회의장에서 조계종 원로스님 및 불자 80여명 등 한국 방문단과 친견(親見)했다. 평소 인도 다람살라 ‘다라이 라마궁’에 머무르는 그는 매년 한 차례 일본을 방문해 대중 법회를 연다.

“국민이 주민”이라는 발언은 정치적 문답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한 참석자가 ‘(대중들에게)정치적인 질문을 받는 게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물론 (한국 정세, 통일 등에 관한 질문들이)정치라고도 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라며 “지구 위의 70억 명의 시민이 바로 주인이고 각 나라의 주인 역시 정부가 아니라 국민"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달라이 라마는 한국 통일에 대한 견해를 밝히며 의식의 성숙, 자유에 대한 인식의 확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베트남과 한국이 두 나라로 갈라진 것은 전쟁과 폭력에 의한 것”이라며 ”그런데 통일은 그런 무력보다는 한국 사람들의 의식 성숙, 자유에 대한 인식을 통해 평화적으로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중들과 자주 친견해 질문에 답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보리심을 갖고 수행하는 보살에게는 자신의 몸과 마음과 말이 오로지 자신 만의 것이 아니고 중생의 것"이라면서 "중생들을 이롭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질문은 다 소중하다"고 설명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불교 대표 종파인 거루파의 수장이자 법왕을 이르는 호칭이다. 14대인 현 달라이 라마는 중국의 티베트 침공 이후 공산당을 피해 인도로 가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끌었다. 198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정치권력은 2011년 총리에게 모두 이양한 상태다. 한국 불교계가 그간 수 차례 달라이 라마 방한을 추진했지만,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정부의 입국 불허로 매번 무산됐다. 그는 올해 9월 인도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나 “한국에 가게 된다면 김치라는 걸 꼭 한번 먹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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