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처장은 “금메달 딴 학생 뽑아라”
교육부 “정유라 이대 입학취소, 최씨 모녀 수사의뢰”
8개 과목은 출석 한 번 않고 출석 인정
담당교수가 직접 과제물 첨부하고 정씨가 낸 것으로 인정
기말시험 응시 않았는데 정씨 답안지 제출 대리시험 의혹
최경희 전 총장 수사의뢰, 특혜 교수들 업무방해죄 고발
교육부가 이화여대에 최순실(60)씨 딸 정유라(20)씨의 입학 취소를 요구하기로 했다. 특혜 의혹과 관련해 추가로 확인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의뢰 하기로 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8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씨의 이화여대 체육특기자 입시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에 대한 특별사안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유라 면접장서 “금메달 보여드려도 되나요?” 물어
감사 결과, 체육특기자전형 원서접수 마감일인 2014년 9월 15일 이후인 정씨의 아시안게임 금메달(같은 해 9월 20일)을 면접평가에 반영하기 위해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면접당일인 2014년 10월 18일 면접위원 오리엔테이션 도중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강조했다. 입학처장은 또 지침과 달리 면접고사장 내에 금메달 반입을 허가하는 등 면접평가에 부당하게 개입했다.
정씨 역시 금메달을 면접고사장에 들고 들어갈 수 있도록 먼저 요청하고, 면접 당시에도 테이블 위에 금메달을 올려 놓고 면접위원들에게 “금메달을 보여드려도 되나요”라고 묻는 등 스스로 공정성을 저해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면접위원들은 정씨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했고, 일부 면접위원은 서류평가에서 정씨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들에게 낮은 면접평가 점수를 주도록 유도하기 위해 과락대상자의 수험번호를 호명해 위원별 점수를 조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교수가 대신 과제물 제출… 대리시험 의혹도
입학 후 8개 과목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출석을 인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 1학기 1과목, 올해 1학기 6과목, 올해 여름학기 1과목까지 총 8개 과목은 수업에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고 출석대체 자료도 내지 않았지만 출석이 인정됐다.
학교 측은 또 정씨가 시험에 응시하지 않고 과제물도 제출하지 않았지만 성적을 부여했다. 논란이 됐던 ‘글로벌융합문화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의 경우 다른 학생들은 의상 디자인 및 제작과정 설명과 함께 시제품을 교수에게 제출했는데, 정씨는 단순히 기성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제출하고도 중간 과제물로 인정받았다. 또 정씨가 기말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자 담당교수 본인이 직접 ‘액세서리 사진, 일러스트’ 등을 첨부해 정씨가 제출한 것으로 인정했다.
또 다수의 맞춤법 오류, 욕설ㆍ비속어 등을 사용한 ‘코칭론’ 수업은 정상적인 과제 수행으로 볼 수 없는데도 이를 인정해 학점을 부여했으며 ‘K-MOOC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 수업은 정씨가 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았음에도 정씨 이름이 적힌 답안지가 제출되는 등 대리시험 의혹은 물론, 온라인 강의 대리수강 흔적도 발견됐다.
최순실 모녀 수사의뢰
교육부는 관련법령 및 학칙에 따라 이화여대에 정씨의 입학취소를 요구할 계획이다. 또 입학처장 등 입학전형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특혜를 준 관련자들과 부당하게 출석처리하고 학점을 준 담당과목 교수들에 대해서는 중징계 등 엄정조치 하도록 요구하고,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사업비 감액 등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씨의 입학 및 학사관리 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한 혐의가 인정되는 교수들을 업무방해죄로 고발하고, 최씨 모녀와 최경희 전 총장에 대해서는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31일~이달 15일 16일간 15명의 감사관을 이화여대에 파견, 관계자 118명을 대면 조사하는 등 감사를 벌였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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