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였다. 17일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처음 필수 과목이 된 한국사는 올해 모의평가를 통해 예측 가능했던 문제가 출제됐다. 다만 약간 어려웠다는 평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수능분석단 이범석 숭실고 교사는 이날 밤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수험생들한테 부담을 지우지 않으려는 절대평가 도입 취지에 맞게 한국사는 다른 영역과 달리 모든 응시생이 쉽게 풀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올해부터 절대평가로 바뀐 한국사는 점수(상대평가) 대신 등급이 표기된다.
출제 범위는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에 10문제씩 똑같이 배분됐다. 선사시대 1문항과 고대사 3문항, 고려시대 3문항, 조선 전기 1문제, 조선 후기 2문제, 개화기 4문항, 일제강점기 3문항, 해방 이후 현대사 3문항 등이었다. 모의평가 때부터 이런 비율이 유지돼 왔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문제될 만한 문항도 없었다. 이 교사는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게 이념인데 핵심적 기초 개념 중심으로 출제돼선지 그런 부분은 안 보인다”고 말했다.
어떤 문제가 나올지도 예상 가능했다. 예컨대 6월 모의평가에서 신석기, 9월 모의평가에서 청동기 관련 내용이 출제된 1번 문항의 경우 수능에서 예상대로 선사 중 나머지 하나인 구석기가 나왔다. 9월 모의평가에서 출제된 대동법과 짝을 이루는 균역법도 관측대로 이번 수능에서 나왔다.
난도 조절도 잘 이뤄졌다는 게 이 교사의 평가다. 그는 “한국사가 수능에서도 지식을 묻는 수준으로 출제된 건 동일하지만 체감 난도는 약간 어려웠을 것”이라며 “단순 사실을 묻는 기조는 유지됐지만 9월 모의평가에서 14개나 됐던 사건 제목 고르기식 문제가 이번 수능에서는 8문항밖에 안 나왔다”고 말했다. 사건에 대한 다양한 세부 지식을 갖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였다는 것이다.
이번 대학 입시는 수시 84개, 정시 162개 대학이 한국사를 최저학력기준이나 가산점 또는 감점 방식 등으로 자유롭게 반영하고 있다. 예컨대 서울대는 정시전형에서 1, 2, 3등급은 만점 처리하고, 4등급부터 0.4점씩 감점해나가 9등급은 2.4점 감점하는 식이다. 대다수 학교가 3, 4등급까지 만점을 주고, 그 이하 등급부터 조금씩 감점하기 때문에 한국사가 당락을 좌우하는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종=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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