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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지문 길어지고 수학 나형 새 유형 문제 많이 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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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지문 길어지고 수학 나형 새 유형 문제 많이 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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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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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에 비해 국영수 모두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A형(이과)과 B형(문과)이 처음 통합된 국어는 난도가 높아지고 독서 영역 풀이가 까다로워 당락을 가르는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학 나(문과)는 최근 몇 년 가운데 가장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된다. 상위권과 중하위권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여 중하위권 내에서 경쟁이 치열하겠다. 정시에서 재수생 강세도 예상된다.

국어, 작년보다 어렵고 6ㆍ9월과 비슷

1교시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확실히 어려웠다. 지난해엔 국어 A형과 B형에서 각각 최고난도 문항이 2, 3개씩 출제된 걸 제외하면 대체로 쉬웠다는 평을 받았지만, 올해는 독서 영역 지문이 길어지면서 과학 지문, 사회 지문의 난도가 급상승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수능분석단의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이전 수능에서 독서 영역은 한 단짜리, 즉 1,500자 분량 지문으로 구성됐지만 이번에는 한 단짜리 지문이 전혀 없었다”며 “인문·과학 분야는 2,000~2,200자, 보험 관련 지문은 2,600자 정도로 길었다"고 했다.

새로운 유형의 문제도 많았다. 철학자들의 공통 견해를 묻거나, 현대소설과 비평, 고전소설을 묶는 복합형 지문도 제시됐다. 조영혜 서울과학고등학교 교사는 “작품론에 입각한 작품 해석을 요구하는 문제는 학생들에게 생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입시전문가는 작년보단 어려웠지만 6, 9월 모의평가와는 비슷한 수준이라 상위권 학생들의 체감 난도는 높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종서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독서 영역 지문이 길고 어려웠지만 6, 9월 모의평가에서 출제 경향을 파악해 대비한 학생들에게는 쉽게 느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6월(90점)과 9월(90점) 1등급 커트라인보다는 다소 높은 92점 대에서 커트라인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지난해 1등급 커트라인은 국어 A형 96점, B형 94점이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중위권 수험생들에게 다소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학은 ‘불수능’고난도 문항 늘어

수학은 가와 나 모두 지난해 수능과 6,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웠다는 평이다. 특히 나형이 어렵게 출제되고 새로운 유형의 문제도 많아 문과 수험생들 체감 난도는 상당히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최상위권 변별력을 가리는 문제도 1, 2개 출제되던 것에서 올해 3, 4문제로 늘었다. 가형(이과)은 미적분II와 기하와 벡터, 확률과 통계에서 출제됐는데 기본개념과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풀 수 없는 문제가 나왔다.

조만기 판곡고등학교 교사는 수리 가에 대해 “여러 개념을 섞어 놓은 문제가 많아 개념을 하나하나 모두 이해해야 문제를 풀 수 있었을 것”이라며 “특히 30번 문제는 평소 자주 출제되지 않은 형태의 함수에서 출제된 난도 높은 문항이라 상위권 학생들에게 변별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수학 가는 고난도로 볼 만한 문항이 9월 모의평가(3개)보다 하나 더 늘었다. 유제숙 한영고 교사는 “수학 나도 단순하게 공식을 적용하거나 기술적인 내용보다는, 개념을 바탕으로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가 출제됐다”고 평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나형은 상위권 변별력에 영향을 미치는 29, 30번 문제가 굉장히 어렵게 출제 돼 등급 커트라인이 지난해에 비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부분 입시업체들이 1등급 커트라인을 88~89점으로 예상했는데, 지난해 수학 B 1등급 96점보다 무려 7~8점이 낮은 수준이다. 이종서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나형에서 일부 문제는 언어적 독해 능력까지 있어야 정확히 풀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어조차 쉬운 수능 기조 깨

그간 쉬운 수능 기조를 유지해 온 영어 영역조차 어려웠다. 특히 빈칸 추론, 제목 추론 등의 추론형 문제가 매우 난도가 높았다는 평이다. EBS 교재와 연계했다지만 지문을 그대로 출제하지 않고, 소재 등만 따와서 연계 체감도가 떨어졌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수능분석단 유성호 숭덕여고 교사는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쉽고, 작년 수능과 비슷했다”며 “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한 문항이 2, 3문항 나왔다”고 말했다. 반면 입시업체는 예상치 못한 ‘불수능’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EBS 수능교재에서 70% 이상 연계해 출제한다고 발표했으나 지문 소재와 주제만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다수 문항이 출제돼 실제 연계를 거의 느낄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 평가이사는 “특히 중위권 학생의 체감 난이도가 매우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성호 평가이사도 “지문 내용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만점자 비율과 1등급 커트라인이 모두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수능 영어의 등급 커트라인은 1등급 93점, 2등급 88점, 3등급 80점이었으나 올해 입시업체들의 예상 점수는 각각 93~94점, 85~86점, 75~78점 수준이다.

국영수가 2011학년도 이후 가장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되면서 탐구 영역보다는 국영수 성적을 중심으로 상위권과 중위권 격차가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중위권 학생은 수시모집에서 상위권 대학의 수능최저학력기준에 못 미쳐 떨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난도가 높아지면 재수생들의 경쟁력이 높아져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재수생들의 강세가 예상된다.

수험생들은 정확한 가채점을 통해 원점수 기준 정시에 지원 가능한 대학과 수시에 지원한 대학을 비교해 수시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가채점을 해봐서 예상 등급 커트라인과 1, 2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면 정시에만 집착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학별고사에 응시해야 한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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