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담보대출 금리 5%까지 치솟고
내달 미국 금링니상 가능성 높아
1300조 가계빚 시한폭탄으로
임종룡 “중금리 대출 지원 강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여파에 최근 국내외 시중금리가 급등하면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다음달 예상대로 미국이 기준금리까지 올리면 국내 시중금리는 더 치솟아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부실위험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줄줄이 오름세다. KB국민은행은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지난달 말 2.70~4.01%에서 최근 2.86~4.17%로 0.16%포인트 올렸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2.85~4.15%에서 2.91~4.21%로 0.06%포인트 인상했고,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도 각각 0.26%포인트, 0.10%포인트씩 금리를 올렸다.
은행들은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5년 혼합형 상품 기준) 금리도 0.12~0.38%포인트씩 올렸다. 그 결과, 하나은행의 해당 대출상품 금리는 지난달 말 3.07~4.77%에서 16일 3.99~5.09%까지 올라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서기도 했다. 반대로 연 2%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아예 사라졌다.
이처럼 단기간에 대출금리가 급등한 것은 이달 9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국내외 시중금리가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 대선 개표 전인 지난 8일 1.88%였던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해 2.22%까지 치솟았다. 국내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지난 9일 1.671%에서 16일 2.084%까지 뛰었다.
국내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 금융채 금리 등을 기준금리로 삼고, 은행 마진 등을 계산한 가산금리를 더한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의 기준 역할을 하는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는 10월 1.41%를 기록, 전달보다 0.06%포인트 올랐다.
이 같은 금리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정책이 국채발행을 늘려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되고, 다음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도 기정사실로 여겨져 최근 금리상승 기조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이 여파로 국내에서 외국인 자금유출 우려 등이 높아지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조기에 인상할 수 있다. 모두 시중금리와 대출금리를 끌어 올리는 요인들이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이미 한계점에 다다른 가계부채의 상환부담이 커지면서 특히 변동금리 대출자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지난달 말 기준 약 523조원인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 이자부담은 연간 1조3,000억원으로 불어날 걸로 추산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서민ㆍ취약계층의 고통이 커져 중금리 대출 지원 등 서민금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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