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문 매출 1년새 76% 급증
사업 강화해 해외시장 공략 구상
CJ제일제당과 경쟁 치열해질 듯
임창욱(67)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딸인 임세령(39ㆍ왼쪽 사진)ㆍ상민(36)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사업부문도 식품과 소재로 분리, 공동 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대상은 17일 임세령 식품부문(BU·Business Unit) 마케팅담당중역과 임상민 식품BU 전략담당중역 겸 소재BU 전략담당중역이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사업부문도 미원과 청정원, 종가집, 순창 등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식품부문과 전분당, 라이신(동물 사료에 들어가는 필수 아미노산), 바이오 중심의 소재부문으로 나눴다. 이상철 식품BU장과 정홍언 소재BU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각 부문의 경영을 책임진다. 2005년 대상홀딩스 중심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상은 그 동안 전문경영인인 명형섭 사장이 단일대표이사로 식품과 소재 사업을 총괄했다.
이번 사업부문 재편은 전문성을 강화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란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8월 백광산업의 라이신 사업을 인수한 뒤 대상의 소재부문은 급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1~3분기 소재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3%나 급증한 6,1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소재부문 연 매출(4,874억원)도 넘어섰다. 지난해 식품 부문 매출(2조1,218억원)보다 규모는 아직 작지만 성장성이 돋보인다. 이에 따라 소재부문을 별도로 나눠 전문성을 높이고 해외시장까지 내다보겠다는 게 임 명예회장의 구상으로 풀이된다. 대상은 내년 소재부문에서만 1조원 이상(전분당 6,000억원, 라이신 3,000억원, 바이오 1,5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대상이 소재 부문을 강화하기로 함에 따라 역시 라이신 및 바이오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CJ제일제당과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번 조직 개편과 관련, 슬하에 딸만 2명 둔 임 명예회장이 장기적으로 ‘자매경영’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냔 시각도 나온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역할은 전과 달라진 게 없는 만큼 승진인사를 통해 힘을 실어준 것뿐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대상의 지주사인 대상홀딩스 지분은 임상민 전무가 36.71%로 최대주주다. 임세령 전무는 20.41%를 갖고 있다. 임세령 전무가 1998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결혼하면서 동생에게 더 많은 지분이 가게 됐다. 임 명예회장은 2001년부터 자매에게 주식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임세령 전무는 2009년 이혼한 뒤 2012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다시 대상으로 복귀하면서 마케팅 업무를 맡았다. 평소 해외 시장과 신사업 아이템 발굴 등에 관심이 많아 전략을 담당했던 임상민 전무는 지난해 결혼한 후 미국 뉴욕 지사와 국내를 오가면서 근무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만큼 100년 기업을 향해 각 BU별 전문성을 강화한 것”이라며 “책임경영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 입지를 구축하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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