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밀집 지역인 울산과 경남 지역의 생산과 소비가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 실업률이 급등하는 등 고용사정이 이미 나빠진 데 이어, 실물경기마저 급속도로 악화되는 것이다. 산업 구조조정의 강도가 갈수록 세질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7일 통계청이 낸 3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전국 광공업생산은 자동차, 금속가공, 선박 등 분야에서 부진했음에도 반도체, 1차 금속, 화학제품 등의 증가로 1년 전보다 0.6% 증가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조선소가 위치한 경남 지역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3분기보다 5.1%나 급감했다.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역시 5.8% 감소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울산은 서비스업생산도 1년 전보다 0.5% 증가하는 데 그쳐 전국에서 가장 부진한 증가율을 보였다. 전문ㆍ과학ㆍ기술 분야(-15.5%)와 운수(-1.8%) 부문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 지난 3분기 전국 서비스업생산은 금융ㆍ보험 등의 호조로 전년동기대비 3.6% 증가했다.
울산과 경남 지역은 승용차ㆍ연료소매 등의 판매 부진 영향으로 소비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울산의 소매판매는 5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며 1년 전에 비해 2.0% 감소했고, 경남도 1.1% 줄었다.
고용사정 악화도 계속 진행형이다. 울산의 고용률은 59.1%로 전년동기대비 0.3%포인트 감소했고, 경남 역시 60.5%로 전년동기보다 0.4% 포인트 줄었다.
조선업 밀집 지역에서 고용과 실물경기가 동반 후퇴하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는 “해운ㆍ조선 수주가 감소하고 그에 따른 실업이 본격화하면 이런 상황이 지속되거나 더욱 나빠질 것”이라며 “두 지역에서의 경기침체 여파가 다른 지역으로 번지지 않도록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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