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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역전마라톤의 ‘아름다운 꼴찌’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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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역전마라톤의 ‘아름다운 꼴찌’ 부산

입력
2016.11.1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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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울간 대역전경주대회 둘째 날인 17일 첫 소구간을 선두로 달리는 부산의 김재훈(맨 앞). 대한육상연맹 제공
부산-서울간 대역전경주대회 둘째 날인 17일 첫 소구간을 선두로 달리는 부산의 김재훈(맨 앞). 대한육상연맹 제공

부산은 경부역전마라톤에서 만년 최하위다. 하지만 그들을 손가락질하는 사람은 없다. ‘아름다운 꼴찌’ ‘영광의 꼴찌’다.

부산의 마라톤 저변은 취약하다.

도민체전이 열리는 도 지역은 산하에 다수의 실업 팀을 거느리고 있지만 광역시인 부산은 실업 팀은 고사하고 대학 팀 하나 없다. 선수 수급 문제로 한 동안 경부역전마라톤에 출전도 못하다가 2013년부터 다시 어렵게 참가하고 있다. 다른 팀들은 쟁쟁한 엘리트 선수들이 뛸 때 중ㆍ고등학생을 주축으로 팀을 꾸리니 기량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2013년과 2014년 연속 꼴찌였고 작년에는 12팀 중 12위 제주 바로 위인 11위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둘째 날까지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경부역전마라톤에 대한 애정은 어느 팀 못지 않게 뜨겁다.

김용범 부산육상연맹 부회장은 “올해로 62년째 대회다. 통일을 염원하고 꿈을 안고 달리는 경부역전마라톤에 당연히 부산도 동참해야 한다. 대회 출발지가 부산이라는 자존심도 있다”며 “잘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부산의 육상 꿈나무들이 엘리트, 국가대표 선수들과 실력을 겨뤄보는 것도 값진 경험이다. 올해도 부산은 부산체고와 부산체중 선수들을 주축으로 출전했지만 성인 선수를 두 명 포함시켰는데 김재훈(27ㆍ한국전력)과 문진혁(20ㆍ동양대)은 부산체고 시절 경부역전마라톤을 달리며 꿈을 키워온 선수들이다. 김 부회장은 “좋은 보석 하나만 발견해도 잘 훈련시켜서 부산의 희망으로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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