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시중은행장들을 만나 “내년엔 가계대출 영업을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요구했다. 최근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에도 불구, 대출 증가세가 지속되자 돈을 빌려주는 창구인 은행에 금융당국이 직접 나서 대출 자제를 주문한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초부터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문턱은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진 원장은 이날 14개 은행장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내년도 가계대출 관리계획은 ‘영업 확대’보다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세워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은행들이 가계부채 안정화를 위해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관리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한다”며 “대출 증가세가 빠르고 리스크 관리가 취약할 걸로 우려되는 은행에는 필요시 현장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당국의 압박 강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은행들도 다투어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대출심사는 이전보다 더 깐깐히 하고 가산금리는 올리는 등의 방식을 통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 초 개인의 모든 부채를 파악해 상환능력을 따지는 총부채 상환부담 평가시스템(DSR)까지 본격 시행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대출문턱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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