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2선 후퇴한 뒤, 전권을 위임 받은 새 국무총리가 개헌을 통해 제7공화국을 여는 내용의 ‘의전 대통령론’을 거듭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강원도청 브리핑 룸을 찾아 기자 간담회를 갖고 “대통령이 들끓는 민심을 외면하고 검찰수사를 거부한 채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며 “야당이 함께 만나 국무총리를 뽑고 대통령은 모든 권한을 내려 놓은 의전 대통령으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국정 수습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국회가 임명한 총리는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하고, 대통령은 사태가 수습되면 사임해야 한다”며 “(국회가 주도적으로 구성한)과도정부가 제7공화국을 이뤄나가야 한다”며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6공화국의 문제는 권력이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이다. 최순실 문제도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 집중돼 있는 가운데 국정농단이 벌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전 대표는 정국수습이 지연돼 야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야당이 지금 정국을 다음 대선에 활용하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박 대통령의 엘시티 엄정 수사 촉구 발언과 관련해 “야당과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이 청와대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는 오판을 갖게 됐다”며 “여야 합의로 거국내각 총리를 임명해 대통령을 압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손 전 대표는 거국내각 총리를 맡을 생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서는 “나는 상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 이어 강원대 60주년 기념관에서 ‘나의 목민심서 강진일기’ 출판을 기념한 북 콘서트를 가졌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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