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야외도시락 반입 금지
남은 음식물 버려 생태계 교란
한라산 생태계 교란 예방 등을 위해 등반객들의 도시락 반입이 금지된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12월 1일부터 한라산국립공원 내에 야외도시락 반입을 금지한다고 17일 밝혔다. 다만 김밥이나 햄버거 등은 허용된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관계자는 “수학여행 등 단체관광객들이 도시락을 먹고 난 뒤 남은 음식물쓰레기를 탐방로 주변 숲 속 등에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이로 인해 한라산에 서식하는 동물들이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를 주워 먹으면서 먹이사슬이 변화되는 등 생태계 질서가 파괴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식생 파괴에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한라산 탐방객들이 주로 식사를 하는 윗세오름 대피소 주변에는 버려진 음식쓰레기를 먹기 위해 까마귀들이 수백마리가 몰려들고, 심지어 일부 탐방객들은 일부러 음식물을 먹이로 주는 일도 허다하다.
게다가 한라산 탐방로 주변에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는 제주 지하수의 오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야생 멧돼지들이 고지대로 이동하는 원인이 되면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은 실정이다.
하지만 한라산에 도시락의 반입을 금지할 만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관리사무소는 탐방객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홍보ㆍ계도활동을 실시하고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자연공원법을 적용해 다음달부터 단속할 예정이다. 단속에 적발되면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관계자는 “한라산내 1회용 도시락 반입이 금지되면 생태계 보호와 식생 안정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라며 “한라산은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세계적인 보물이므로 탐방객들 스스로가 한라산을 지키기 위해 음식물과 쓰레기 등은 되가져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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