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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진웅 "성대모사? 최선 다했지만 결과 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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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진웅 "성대모사? 최선 다했지만 결과 참담"

입력
2016.11.1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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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공식적으로 마지막 인터뷰라고 했다. 배우 민진웅은 이미 인터뷰 5개나 하고 온 탓인지 좀 지쳐 보였다. 성대모사 얘기를 꺼내자 단호했다. "패스!" 그도 그럴 것이 16부작 '혼술남녀'에서 매회 성대모사를 선보였다. 스스로는 "성대모사를 할 줄 모른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민진웅은 4개월 동안 '혼술남녀'의 민 교수로 치열하게 살았다며 이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보니 잘생겼다.

"그런가? 오디션에서 왜 못생겼다 소리 들었는지 모르겠다(웃음).

-신스틸러로 인기를 끌었다.

"신기하고 정말 감사하다. 초반에 호감과 비호감의 경계에 있다고 생각해서 걱정을 많이 했다. 감독과 다른 배우들이 연기 톤을 잡아주고 같이 고민해줬다. 다행히 시청자들이 예쁘게 봐준 것 같다."

-쏟아지는 인터뷰에 인기 실감하나.

"아무래도 본업은 배우니까 현장에 있는 게 가장 행복하다. 인터뷰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혹시 오해가 생기지 않을까, 의도와 다르게 전달돼서 기사화 되지 않을까 걱정됐다. '왜 물어보는데 난 대답을 못하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인터뷰하면서 작품과 내 자신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한 달에 15일 일하는 게 소원이라고 했는데.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아~ '혼술남녀' 촬영하는 동안은 그랬다. 일주일에 4일 길면 7일 내내 촬영했다. 네 달 동안 행복했다."

-성대모사 베스트와 워스트를 꼽는다면.

"패스하겠다(웃음). 농담이고 매번 미션이었다. 민 교수가 너무 치열하게 살았는데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성대모사는 다 베스트였고 다 워스트였다. 내가 할 수 있는 베스트였지만 참담한 결과가 나왔다. '해바라기' 김래원 선배 성대모사는 어렸을 때부터 자주 했다. 서경석 선배와는 현장에서 카메라 동선, 노래 음까지 맞춰야 해서 힘들었다. 송중기, 박보검 배우와 같은 경우 얼굴을 따라할 수 없으니 힘들었다."

-도전해보고 싶은 성대모사가 있나.

"없다. 지금까지 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CF에서 성대모사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면 회사와 협의 하에 하겠다. 싫은 게 아니라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민 교수 캐릭터와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인가.

"싱크로율은 모르겠는데 삶에 대한 마음가짐이 비슷하다. 민 교수처럼 일 열심히 하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으려고 한다. 잘 못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비슷하다. 개인적인 일은 혼자서 감당하려고 한다."

-김동영이 민 교수가 제일 짠하다고 했다.

"민 교수는 어머니를 잃었으니까 더 짠해 보였을 것 같다. 공시생 동영이는 지금 나 같은 위치에서 시작하는 신인 배우들과 같지 않냐. 동영이가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제육볶음에 소주 시켜놓고 혼자 우는데 술을 안 먹을 수가 없었다. 동영이한테 '너 덕분에 의미 있는 제육볶음 먹는다'고 혼술 인증샷 찍어서 보냈다."

-7세 연상 황우슬혜와의 호흡은 어땠나.

"촬영 전에는 전혀 친분이 없었다. 회사에서 마주치면 인사하는 선후배 사이였는데 누나가 정말 편하게 대해줬다. 너무 막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항상 감사하다."

-'혼술남녀' 커플 중 케미 최고는.

"나랑 원해 선배? 에이~ 아니다 바꾸겠다. 주인공이니까 (하)석진이 형이랑 (박)하선이. 둘이 촬영장에서 꽁냥꽁냥했다. 옆에서 보면 정말 '별꼴이야' 이럴 정도로 엄청 달달했다. 내 장면을 찍고 카메라 앵글 빠져서 봤는데 둘이 가관이었다. 약간 '웬일이야. 어머~어떡해' 이런 느낌이었다(웃음)."

-동영 역을 오디션 봤다고. 공시생 연기했으면 어땠을까.

"재미있었을 것 같다. 나도 나름대로 연기했을 텐데 동영이가 워낙 잘했다. 동영이 연기 보면서 내가 했으면 어림없었겠다 싶었다. 공명이 친구로 나오면 내가 미안할 뿐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구르미)을 놓쳐 아쉽지 않나.

"전혀 아쉽지 않다. 내시 3인방 중 한명인 웃음 내시 오디션을 봤다. 정말 좋아하는 오의식 선배가 연기해서 기뻤다. '구르미'도 잘 돼서 정말 좋다. 경쟁작도 아니고 경쟁작이었어도 잘 됐으니까 축하한다."

-종방연 때 분위기는 어땠나.

"정말 즐거웠다. 고생한 스텝, 배우들 다 같이 재미있게 놀았다. 다들 술을 많이 마셨다. 공명이 아니면 기범이가 제일 센 것 같다. 공시생 3인방은 촬영 전 술을 마셨다는데 선생님들끼리는 따로 술자리가 없어서 아쉬웠다. 석진이 형이 프랑스에서 빨리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

-'혼술남녀'는 본인에게 어떤 작품인가.

"많은 걸 첫 경험했다. 우선 연기를 크고 긴 호흡으로 그리는 법을 알았다. 처음으로 장시간 동안 감독, 스태프, 배우들과 소통하는 법도 배웠다. 디테일하게는 작은 동선부터 손쓰는 것 까지…. 처음엔 무섭고 두려웠는데 두근두근 설레면서 즐겁게 촬영했다."

-시즌2를 제작한다는데.

"기사 보고 알았다. 종방연 때 '혹시 시즌2 하면 어떨까'하고 상상해봤다. 불러준다면 즐겁게 참여하겠다. 바라는 점은 딱히 없다. 내방이가 태어났으니까 잘 키워야겠다, 둘 다 육아 하느라 혼술을 언제 하지(웃음)?"

-어머니가 연기 학원을 권유했다고.

"어머니가 대체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어렸을 때 연기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연기학원은 이제까지 다닌 학원과 많이 달랐다. 연기하면서 화내고 소리 지르니 스트레스가 풀렸다. 마침 공부가 너무 어려웠고 내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판단했다. 단국대 법대를 그만두고 운이 좋게 한예종에 바로 입학했다."

-29세에 영화 '패션왕'으로 데뷔했다.

"영화를 보는데 너무 쑥스럽고 당황스러웠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거의 안 해봤다. 대학로에서 프로 연극무대 2~3개 정도 하면서 얼굴 알리던 찰나에 회사와 계약을 했다. 스태프들 앞에서 연기한다는 게 어색했다. (김)원해 선배도 아직 본인 연기 보는 게 쑥스럽고 자신 없다고 하는데 나라면 오죽하겠나? 내 연기를 보면 아직까지 너무 무섭고 불만족스럽다. 겁나도 외면할 수 없으니까 빨리 돌파하려고 한다."

-늦게 데뷔해서 불안하지 않았나.

"전혀 늦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매년 몇 천 명씩 연극영화과 학생들이 쏟아지지 않냐. 그들과 똑같이 입학해서 1학년 다니고 2학년 때 군대 갔다가 1년 휴학하고 하고 싶은 일 하다 보니 스물아홉 살이 됐다. 오히려 빠르지 않나 생각한다. 유명해지려고만 이 일을 하는 건 아니지 않냐. 난 이제 입사를 하네 마네 정도인 것 같다. 약간 면접 잘 보고 있는 느낌? 난 잘 모르겠는데 잘 봤다고 해주니까 혹시 입사를 할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주원, 이동휘랑 친한데 서로 연기 조언을 해주나.

"조언보다 좀 더 원론적인 얘기를 많이 나눈다.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할까 같은 거다. 최근에는'올해 추위를 어떻게 해야 할까'얘기 나눴다(웃음)."

-연극으로 데뷔했다. 드라마, 영화와 가리지 않을 생각인가.

"가리는 게 아니라 (연극은) 해야 하는 거다. 사실 연극 돌아가고 이럴 입장이 아니다. 대학로에서 좀 하려던 찰나에 회사와 계약하면서 예정된 공연 5~6개를 취소했다. 그것까지 했으면 10개 안팎이니까 연극 맛은 좀 봤다고 할 수 있는데 거의 아마추어 무대였다. 프로 무대에서는 많이 해본 적이 없다. 연극 무대에서 내공을 쌓았다고 하면 연극하는 분들한테 면목이 없다."

-영화 '재심' 촬영 끝났다. 차기작 계획은.

"확실하지 않은데 내년 상반기에 개봉될 예정이다. 영화 '7년의 밤'에도 조금 나온다. 민 교수와 다른 역할인데 이질감 없이 봐줬으면 좋겠다. 혹시나 못 알아봐 준다면 감사하다. 알고 봤더니 '그 사람이었어? 다른 면이 있구나'느꼈으면 좋겠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사진=이호형기자 <a href="mailto:leemario@sporbiz.co.kr">leemario@sporbiz.co.kr</a>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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