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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朴정부 의료영리화, 차병원에 혜택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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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朴정부 의료영리화, 차병원에 혜택 집중?

입력
2016.11.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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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2단계 후 신약 시판 허용한

조건부 허가제에 알츠하이머 추가

3개월 뒤 차병원서 임상시험 착수

줄기세포 비동결 난자 연구 사용

반대한 복지부 주무과장 교체 후

정책토론회 등 개최해 의혹 확산

지난 14일 청와대가 어둠속에 갇혀 있다.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지난 14일 청와대가 어둠속에 갇혀 있다.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박근혜 정부 핵심정책인 의료산업 규제 완화는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가까운 차병원그룹에 혜택이 집중됐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올 5월 박 대통령이 주재한 제5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결정된 규제 완화 정책들은 대거 차병원그룹 계열사 사업과 밀접히 연관돼 있어 의심을 더하고 있다.

16일 의료계,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5월 18일 열린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바이오헬스케어 규제혁신’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항암제, 희귀의약품 등 일부 의약품에만 허용되던 조건부 허가제를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조건부 허가제란 원래 3단계(1~3상)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는 신약 판매허가 절차를 긴급한 치료를 요하는 질병에 한해 2상 시험 종료 후 우선 시판을 허용하는 제도다. 당시 식약처는 알츠하이머, 뇌경색을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 사례로 제시했고, 곧바로 관련법을 새로 만들어 입법예고하고 지난달 국회에 제출했다.

공교롭게도 석 달 뒤인 8월 차병원그룹 계열 차바이오텍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시험 착수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임상시험 허가를 미리 받아놓고도, 당국이 임상시험 기간 단축 추진에 나서자 시험을 개시한 것이다. “정부의 규제 완화 계획을 미리 알고 혜택을 받으려 기다린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만하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긴박한 질환이 많은데 식약처가 굳이 알츠하이머를 해당 질환으로 적시해 당시에도 뒷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5월 회의에선 차병원그룹의 주력 사업인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규제도 대거 혁파 대상에 올랐다.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 사용 가능한 배아 범위가 대폭 확대됐다. 건강하지 못한 배아를 배제하기 위해 기증자 병력 정보를 확인하도록 한 기존 규정을 고쳐 배아 세포의 안전성만 확인하면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이날 박 대통령은 체세포복제배아 활용 줄기세포 연구에 비(非)동결 난자를 사용하게 해달라는 요구에 반대 입장을 밝힌 보건복지부를 향해 “우리나라가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데도 생명 및 연구 윤리 때문에 엄격한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며 선진국 수준의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비동결 난자 활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차의과대 연구팀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었다. 이후 복지부가 차의과대 요구에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주무과장을 교체하고, 지난달엔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정책토론회를 전격 개최하면서 특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의료영리화 정책이 차병원그룹 이해와 직결되고 최순실 게이트와의 연관성도 제기된 만큼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차병원그룹 관계자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시험이 늦어진 것은 시험 대상 환자 모집 등 관련 절차에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지 특혜 의혹과는 관련 없다”고 해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규제 완화는 업계 전반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결정한 것으로, 특정 기업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보건복지부는 대통령 자문의사이자 최씨 자매를 진료해온 의사 김모씨에게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대면 진찰 하지 않고 처방 등 혐의로 자격정지 75일 처분을 사전 통보했다. 김씨 외에 차움의원에서 최씨 자매를 진료, 처방한 다른 의사들에 대해서도 대리 처방이 없었는지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기로 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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