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정식 서명 목표
아시아국 최초… 시장선점 기대
쌀 등 농산물은 양허대상 제외
한국과 중미(中美) 6개국 간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해 6월 협상개시를 선언한 지 1년 5개월 만에 사실상 타결됐다. 중미 6개국이 아시아 국가와 FTA를 체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의 중미 시장 선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니카라과의 수도인 마나과에서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파나마, 콰테말라 등 중미 6개국 통상장관들과 함께 ‘한-중미 자유무역협정’ (Korea-Central America 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선언했다.
‘실질적 타결’이란 타결 선언 후 양측이 세부 사항에 대한 조율을 해나간다는 뜻이다. 양측은 내년 상반기 정식 서명을 목표로 기술협의, 법률검토, 가서명 등의 후속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과 중미 6개국은 교역 품목 수 95% 이상에 대해 즉시 또는 단계적 관세 철폐에 합의했다.
중미 6개국은 자동차, 철강, 합성수지 등 우리 주력 수출 품목뿐 아니라 화장품, 의약품, 알로에음료, 섬유, 자동차 부품 등 우리 중소기업 수출 품목에도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우리도 커피, 원당, 열대과일 등 중미 6개국 수출 품목에 대해서 같은 수준의 개방을 약속했다. 그러나 국내 농가 보호를 위해 쌀, 고추, 마늘 양파 등 주요 민감 농산물은 양허(관세 협정을 맺은 나라끼리 최혜국 대우를 해 관세율을 인하하는 것)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중미 6개국과 FTA를 맺음으로써 일본, 중국 등 경쟁국들 보다 한발 먼저 중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 지난해 양측의 교역 규모는 40억달러(약 4조 6,700억원)에 달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조치 강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북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제3의 길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 장관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미 6개국과 FTA를 통해 중미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했다”며 “중소기업을 포함한 우리 기업들의 중미 수출 확대와 투자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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