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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도진 연세대 단톡방 성희롱

입력
2016.11.1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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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장단 등도 카톡방에 포함

존재 알았지만 제재 안 해

“성관계 파트너 공유해달라” 등 막말 넘쳐

16일 연세대 중앙도서관 앞에 붙은 성희롱 발언 폭로 대자보
16일 연세대 중앙도서관 앞에 붙은 성희롱 발언 폭로 대자보

지난 9월 일부 남학생의 단체 카카오톡(카톡) 대화방 성희롱 발언으로 홍역을 치른 연세대에서 또 다시 성희롱 논란이 불거졌다.

1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중앙도서관 입구에 “2015년 4월3일부터 8일까지 대화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라며 남학생들의 성희롱 발언이 담긴 대자보가 게시됐다. 대화 내용을 보면 11명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에는 “성관계 파트너를 공유해달라”거나 여성 성기를 비하하는 대화가 수시로 오갔다. 이들은 같은 과 여학생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수시로 성관계를 의미하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대화에 참여한 특정인을 지목해 “여자 가슴도 못 만져본 XX” “강간을 못하면 XX(동정의 은어)를 못 뗀다” 등 성폭행을 정당화하는 인식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남학생들은 퀴어문화축제를 가리켜 “더러운 XX들 눈에 보이면 싹 다 X를 도려낼 거다”라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성 발언을 일삼기도 했다.

익명으로 대자보를 게시한 학생은 “해당 카톡방에는 2015년 1학기 학과 새내기 대표와 부대표, 2학기 대표와 2016년 학과 학생회장단 등이 포함돼 있었다”며 “당시 회장단은 카톡방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제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다수 학생들은 잇따라 학내 성희롱 논란이 불거지자 “일상적 음담패설을 넘어선 사회적 범죄 수준”이라며 분노했지만, 일각에서는 은밀한 내부 대화가 공개된 데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재학생은 “지난해 발생한 사건을 이제 와서 굳이 알리는 것은 학교 총여학생회가 정치적인 선동을 해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총여학생회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전혀 아는 바가 없다. 누가 대자보를 게시했는지 우리도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학교 측은 즉각 조사에 착수해 사실관계가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앞서 9월 연세대 총여학생회는 남학생 30여명이 단체 카톡방에서 “맞선 본 여자를 첫 만남에 XX해 버린다”는 등 성희롱과 성폭행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대화를 페이스북과 대자보를 통해 공개했다. 이후 학교 측은 해당 단과대에 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하고 남학생들에게 성 인지 교육 및 사회봉사 처분 등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글ㆍ사진=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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